불교중앙박물관, 통도사 특별전 열어 161점 성보 전시

통도사에만 전해지는 오계수호신장도. 사진=불교중앙박물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 된 영축총림 통도사 유물을 친견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스님)은 오는 7월3일부터 9월30일까지 ‘불보종찰, 통도사를 담아내다’ 특별전을 열고, 통도사를 대표하는 성보를 대거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통도사 창건 이래 처음으로 많은 성보가 서울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도사는 도난문화재가 많지 않기로 유명한 사찰이다. 6.25 전쟁 당시에도 많은 성보를 산에 묻어 지켜냈다는 일화만 봐도 많은 스님들이 성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덕분에 통도사성보박물관 소장 문화재가 3만 여점에 달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이렇게 지켜낸 보물 1041호 통도사 팔상도 가운데 비람강생상, 보물 1747호 은제도금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발원문을 비롯해 보물 7건, 경남유형문화재 15건을 포함해 107건 161점이 전시된다.

뿐만 아니라 불교중앙박물관이 기획한 첫 교구본사전이라는 점에서도 뜻 깊다. 불자들에게 통도사는 삼보종찰이자 5대 보궁, 8대 총림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민은 물론 서울을 찾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국지대찰인 통도사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자리기도 하다. 

관장 오심스님은 “통도사를 시작으로 각 교구가 가진 역사성과 특색 있는 문화를 알리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며 “사찰의 역사는 물론 고승들의 유물과 업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강조했다.

통도사전 역시 불보종찰로서 통도사의 역사와 성보는 물론 통도사에서 법등을 이어온 역대 고승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로 기획됐다. 1부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에서는 통도사 창건부터 부처님 진신사리와 가사를 봉안한 금강계단의 역사를 조명한다. 

보물로 지정된 통도사 팔상도 중 부처님 탄생과 관련된 ‘비람강생상’과 1642년 발간한 <통도사사적약록>, 사명대사가 세운 비석으로 경남도 유형문화재 544호 석가여래 영골 사리 부도비 탁본이 전시된다. 2.2m에 달하는 비에는 통도사 금강계단 진신사리 봉안에 대한 역사가 기록돼 있다. 

또 경남도 유형문화재 281호 ‘오계수호신장도(五戒守護神將圖)’도 볼 수 있다. 오계수호신장도는 수계를 하는 금강계단이 있는 통도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불화로, 통도사에만 전해지는 성보이기도 하다. 통도사 대웅전 불탁을 덮었던 가로 9.51m에 달하는 탁의(卓衣)도 성보인다.

1917년 조성된 사명암 감로도 사진=불교중앙박물관

2부 ‘통도사에 모셔진 부처님과 그 말씀’에서는 통도사에 전해지는 불상과 경전이 전시된다. 조선시대 전기 1450년 조성됐다는 발원문이 전해지는 은제도금아미타여래삼존을 비롯해 보물 1240호 <묘법연화경>권3~4와 경남도 유형문화재 100호 대승기신론소 경판 권상 1, 2가 선보인다.

3부 ‘성보로 전법하다’에서는 불화를 비롯해 통도사를 대표하는 불교성보를 볼 수 있다. 보물 1352호로 화엄경 내용을 그림으로 옮긴 화엄불도와 고려시대 제작된 보물 334호 청동은입사향완이 전시된다. 특히 보물 1373호 금동천문도는 천문도를 그린 유일한 공예품으로, 지나치지 말아야 할 성보다. 

1652년 만들어진 천문도는 지름 42cm 크기의 원형으로 앞면에는 진주를 감입해 별자리를 새겼고, 뒷면에는 수미산을 새기고 33천을 표현했다. 조선 후기 스님들의 별자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음을 보여주는 유물이기도 하다.

4부 ‘멈추지 않은 수행’과 5부 ‘자장율사 그 이후 통도사 스님들’에서는 자장율사부터 통도사를 지켜온 역대 고승을 조명한다.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 진영을 비롯해 옛 스님의 가사와 호계첩, 천계3년(天啓三年, 1623)명이 새겨진 놋수저와 설송영찬(1676~1750)스님 부도에서 출토된 사리구 등이 전시된다. 또 1920년 통도사에서 발간한 불교잡지 <축산보림>과 항일운동을 주도했던 구하스님, 경봉스님, 월하스님 등 근현대 고승들의 필묵서와 관련 유품들도 만날 수 있다.

“통도사의 유구한 역사를 만나고, 자장율사로부터 이어온 고승들의 유믈과 업적을 한 공간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오심스님은 “불지종가 통도사에서 지켜온 불교성보를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불교중앙박물관은 7월3일 오후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개막식을 개최한다. 이날 특별전 개막식과 함께 영화 '달마야 놀자' 드라마 '야인시대' '구마적' 역으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이원종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보물 334호 고려 청동은입사향완
경남도 문화재자료 169호 안적암 동종 용뉴 부문 사진=불교중앙박물관
보물 1373호 금동천문도 앞면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모든 별 가운데 중요하게 여겨지는 109개의 별자리가 새겨져 있다. 사진=불교중앙박물관
보물 1373호 금동천문도 뒷면에는 수미산이 그려져 있다. 순치구년임진구월(順治九年壬辰九月) 삼각산문주암비구니(三角山文殊庵比丘尼) 선화자조성(仙化子造成)이란 명문이 있어 1652년 조성됐음을 알 수 있다. 사진=불교중앙박물관

[불교신문3305호/2018년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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