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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공동체 교구를 가다] <5>제5교구본사 법주사대중공양하는 사하촌…지역사회 끌어안은 공헌활동
  • 법주사=박봉영 기자│이시영 대전충청지사장
  • 승인 2018.06.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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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제5교구본사 법주사는 사하촌을 비롯한 지역민이 스님들 대중공양을 할 정도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매년 가을 속리산을 찾는 이들을 위해 열고 있는 속리산문화축제. 법주사의 상징 팔상전과 미륵대불이 보인다.

재적승 관할지역 넓은 여건
말사서 교구본사로 중심이동
지역민 위해 사찰마당 내줘

관내 모든 학생 장학금 수혜
금오스님 다례 지역민 동참
불교-지역사회 함께한 결과

조계종 24개 지역교구 가운데 1개 광역자치단체 전체를 관할구역으로 하고 있는 교구는 제5교구와 제23교구 2곳이 있다. 그 중 제5교구는 충북지역을 책임지고 있고, 보은 법주사가 교구본사다. 청주시와 충주시 등을 비롯해 충북 11개 시군 전체가 법주사 권역이다. 117개 사찰을 말사로 두고 670여명의 스님들이 재적하고 있다. 재적승으로 본다면 직할교구와 제12교구본사 해인사, 제14교구본사 범어사, 제15교구본사 통도사에 이어 규모가 크다. 

제5교구는 근현대 큰 어른으로 꼽히는 금오스님의 문손이 크게 번창해 자리잡았다. 그 문손이 제11교구본사 불국사와 제17교구본사 금산사까지 널리 퍼졌으니, 법주사는 이들 교구본사의 큰 집과 같은 격이다. 법주사 운영위원회에 불국사와 금산사가 참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호서제일가람’ 법주사는 교구 재적승 규모 만큼이나 관할지역이 넓기 때문에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 법주사의 위상은 곧 충북지역 불교와 조계종단의 위상으로 연결된다. 과거 법주사는 교구의 규모와 달리 지리 교통 등의 여건 때문에 교구본사로부터 거리가 먼 충주, 제천지역까지 아우르는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교구본사 법주사 보다 관광사찰 법주사라는 이미지가 더 부각됐다.

이에 비하면 최근 법주사의 역할은 크게 늘었고 달라졌다. 개별 사찰 단위의 활동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교구본사가 중심이 되는 활동으로 변화되고 있는데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교구 전체를 아우르려는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의 노력이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주사는 충북지역에 넓게 퍼져 있는 공군사관학교, 학생군사학교, 중앙경찰학교, 37사단, 13공수여단 등에 대해 직접 포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법주사의 여력은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들을 지원했던 말사의 역할도 여전하다. 교구본사와 말사가 함께 포교와 신행 지원 등에 나서다보니 이 기관들이 체감하는 불교계의 지원은 크게 달라졌다. 겉으로 드러난 변화는 크지 않지만 최상의 효과를 얻는 포교시스템으로 개선된 셈이다.

법주사의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매년 가을 개최하고 있는 속리산문화축제와 지역내 장학사업의 확대, 다문화가정 지원 확대 등은 물론 보은군과 지역사회가 개최하는 대추축제와 속리축전 등의 주무대로 법주사 마당까지 열어준다. 이 중에서도 보은지역 초중고생 전체가 수혜를 받는 장학금 지원과 사하촌을 비롯한 지역민들에 대한 지원과 협력활동은 특별히 눈에 띈다.

불자들의 신심 고취를 위해 열고 있는 보살계수계산림.

법주사는 매년 관내 초등학생과 중고생 등을 대상으로 3차례 장학사업을 진행한다. 이러다보니 법주사로부터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없다. 이 지역 출신이라면 누구나 한번 이상은 장학금 수혜를 받다보니 지역민이 바라보는 법주사의 위상은 클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경찰, 소방서 등도 법주사의 일이라면 도움을 주는데 인색함이 없어졌다.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풍경이기도 하다. 

매년 하안거와 동안거가 있는 결제철이면 170명의 대중이 머무는 법주사는 매주 지역민들이 진행하는 대중공양이 있다. 이 대중공양을 주도하는 이들이 법주사 앞에 위치한 사하촌 50여 상가다. 다른 교구본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매년 법주사에서 열리는 금오스님과 탄성스님, 보월스님 추모다례에 사하촌 사람들이 참석해 공양을 올리는 것도 법주사만의 특징이다.  

정도스님이 본사주지로 부임한 이후 조금 달라졌을 뿐인데도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음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교구본사의 역할이 늘었다고 느끼는 교구내 스님들의 반응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도스님은 “안타까운 말이지만 교구본사는 교구를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살림규모가 커서 신도에만 의존해서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게 최근의 현실”이라며 “앞으로는 교구장이 수행자의 마인드를 뛰어 넘어 경영의 마인드를 갖고 교구와 본사를 운영하려는 노력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주사는 모든 교구대중이 수행과 포교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종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승려복지사업에 더해 체계적인 승려복지체계를 준비 중이다. 교구본사내 대중에 대한 기본적인 수행비 지급 등이 이미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전체 교구대중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말사 주지 스님들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다른 교구의 승려복지사업 사례를 살펴 종합적인 복지시스템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법주사는 오랜 기간 원융살림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가 뿌리내린 교구본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실 월서스님과 회주 월탄스님, 금오문도회 문장 월성스님을 비롯한 산중 어른들이 많은 법주사이기에 원융살림 문화는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본사대중이라면 새벽예불과 아침울력, 발우공양 등은 반드시 함께 한다. 결제철이면 조실 스님부터 사미, 행자까지 모두 함께 발우공양을 하고 울력에 나서는 모습은 요즘의 사찰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기본을 충실히 함으로써 내실을 다지는 법주사의 가풍이 묻어난다. 

템플스테이 사시낙낙 프로그램.

“소외받는 이 없이 모두 행복해야 한다”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

제5교구본사 법주사 주지 정도스님은 지난달 부처님오신날 직후 사찰에서 가장 허드렛일을 맡아 하는 시설팀 종무원들에게 사찰 밖에서 공양 대접을 했다. 심지어 그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낮은 보수에도 묵묵히 일해준 여러분 덕분에 부처님오신날을 잘 치렀다”는 감사의 인사는 물론 급여 인상 약속과 자녀 장학금 지급 약속도 했다. 지난해에는 종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해외여행비를 전액 지원했다.

정도스님의 교구 운영 마인드가 잘 읽히는 일화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일 수 있다. 칭찬받지는 않아도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 그런데 정도스님은 하고 있다. 정도스님은 “어느 한 사람에 의해서 사찰이 잘 운영될 수 없다”며 “출재가를 가릴 것 없이 소외받는 이가 없어야 하고 사찰의 모든 대중이 행복해야 한다”고 했다.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대중을 생각하는 교구 운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주사는 주지에게 있어 첩첩산중이다. 윗어른이 그만큼 많다. 처신도 어렵다. 정도스님은 “주지는 허리에 걸쳐 있다”고 표현했다. 공양을 하다가도 “주지 이리 와 봐”하면 얼른 가서 얘기를 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정도스님은 “이 때 아니면 대중에게 봉사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평생 절에서 산 밥값을 지금 갚는다는 생각으로 어른스님부터 대중스님까지 모시고 산다”고 말했다. 

요즘 스님들의 생활과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다.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못하는 스님들을 볼 때가 그렇다. 그때마다 어른을 모시는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게 된다. 출가 초기 은사 탄성스님을 모시고 살던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탄성스님은 젊은 스님이 새벽예불 때 보이지 않으면 반드시 불러서 혼을 냈다. 정도스님은 “기본을 잘 해야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지 않은 것”이라며 “어른의 마음이란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법주사=박봉영 기자│이시영 대전충청지사장  bypark@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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