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여승무원들의 환수금 문제가 해결된 가운데 KTX열차승무지부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직접고용과 원직복직을 쟁취할 때까지 더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KTX열차승무지부는 오늘(1월16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대법원 판결로 4년간 지급받은 임금이 부당이득금이 돼 돌아와 우리 해고승무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서도 종교계를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 줬다”면서 “그동안 환수금 문제를 위해 물심양면 애써주신 모든 분들, 종교자 지도자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환수금 문제는 해결됐으나 여전히 우리들은 ‘해고 승무원’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안전을 책임지는 당당한 KTX 열차 승무원으로 정든 일터에 돌아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의 작은 외침이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합쳐지면 거대한 메아리가 될 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직접고용과 원직복직을 쟁취할 때까지 더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피력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다시 빛날 우리’를 꿈꾸며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고속철도 개통 당시 지상의 스튜어디스, 철도의 꽃이라며 세간의 관심을 받아온 우리 KTX 승무원들이 해고된 지도 벌써 12년이 되었습니다. 우리 승무원들은 지난 2008년 11월, 2년 6개월간의 파업농성 투쟁을 마무리하고 철도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에서는 승무원들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2015년 2월 26일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승무원들은 각자 법원의 가처분 소송 판결에 따라 4년간 지급받은 임금 8,640만원에 이자까지 더하여 1억 원이 넘는 채무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우리 KTX 해고승무원들은 지난 12년 동안 파업, 점거농성, 삭발, 단식, 철탑 고공시위, 오체투지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투쟁하며 꽃다운 청춘을 바쳤습니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한명의 동료를 하늘로 떠나보내야 했고 친구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기나긴 고통과 좌절의 시간 동안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투쟁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연대 덕분입니다.

대법원 판결로 4년간 지급받은 임금이 ‘부당이득금’이 되어 돌아와 우리 해고승무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서도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여성·노동·정치단체 등에서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환수금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고 종교계가 중심이 되어 사회적 중재를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전격적으로 철도노조 사무실을 방문하여 우리 해고승무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문제해결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연초 철도공사에서도 종교계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환수금 문제 해결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마침내 1월 16일 법원은 종교계의 중재안을 수용한다는 철도공사와 해고승무원 양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권고안을 제안했습니다. 그동안 환수금 문제를 위해 물심양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기울여주신 종교계 지도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리며, 환수금 소송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조정절차에 회부해준 재판부에도 감사드립니다.

우리 해고승무원들의 처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환수금 문제는 해결되었으나, 여전히 우리들은 ‘해고승무원’입니다. 우리들은 하루라도 빨리 안전을 책임지는 당당한 KTX 열차승무원으로 정든 일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 KTX 승무원들은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흘러가버린 젊음과 괴로웠던 지난날을 한탄하고 후회하기보다는 다가올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2018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 씩 지난 12년의 세월이 답답하고 분통하여 눈물을 쏟았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울지 않겠습니다, 우리의 작은 외침이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합쳐지면 거대한 메아리가 될 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우리는 직접고용과 원직복직을 쟁취할 때까지 더 힘차게 투쟁하겠습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의 인생도 쉬운 인생은 없습니다. 다만 부당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이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행동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아들, 딸들과 이 시대의 절망하는 청년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다시 빛날 우리’를 꿈꾸며 지금보다 더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TX 열차승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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