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공개되는 탄허스님 유물이 전시된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박물관 3층 상설전시장 '일소대'. 벽면은 전시장의 상징으로 개관때부터 이어져온 기획이며 신소장품 아래 전시돼 있다.

‘탄허스님 미공개 유물들을 보다 - 2017 신(新)소장품전’이 오늘(8월22일) 오후2시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박물관 3층 전시장에서 공식 개막됐다. 탄허기념박물관(관장 혜거스님)이 2016년과 2017년 상반기에 걸쳐 새롭게 입수한 유묵(遺墨), 고서, 서문, 서한, 자필 노트, 도자기 등 탄허스님의 미공개 유물을 20여점을 새롭게 공개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장자(莊子)를 해석한 노트와 <도덕경> <주역선해>의 서문과 3m에 이르는 유묵(遺墨)이다. 탄허스님은 출가 전부터 <장자>를 애송할 정도로 좋아해  틈틈이 현토(懸吐) 번역을 하면서 주석을 달고 수 차례 강의를 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장자 해석 노트는 스님이 29세 때 작성한 <장자남화경해> 역해 원고 13권 가운데 일부이며, <도덕경>, <주역선해>의 서문은 지난 1982년과 1983년 발간된 서문의 원본으로 길이가 무려 5m에 달하는데, 이번에는 일부만 선보였다.

새로 공개되는 탄허스님 유물이 전시된 탄허기념박물관 3층 상설전시장 '일소대'
새로 공개되는 탄허스님 친필 유품 가운데 하나인 문수보살 항마게를 직접 설명하는 혜거스님.
혜거스님에게 한문 경전강의를 들어온 노 보살들이 전시회에 대거 참여했다.

탄허스님의 제자로 지난 2011년 탄허기념박물관 건립한 혜거스님(금강선원장)은 전시에 앞서 가진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3m에 이르는 유묵은 기존에 발간된 <탄허록>과 다른 문서이지만 궁극적으로 국민통합, 미래비전제시, 화엄을 통한 시대문제를 극복하자는 큰 그림은 동일하다”면서 “이번 전시 유물들은 유불선(儒佛仙) 3교를 두루 회통한 탄허스님이 한국불교의 거목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암스님의 법맥을 계승해 평생 교학연찬과 참선수행에 매진한 탄허스님(1913~1983)은 일생동안 200여 권의 저술을 남겼다. 세간에서 유학을 공부한 후 한암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탄허스님은 유점사, 건봉사, 월정사 등 당시 ‘강원도 3본산’이 상원사에 설치한 승려연합수련소에서 강의하면서 불교계 내외에 명성을 떨쳤다. 탄허스님은 동국대 대학선원장, 동국역경원장 등의 소임을 보면서 교학연찬과 유불선 3교의 경전 역경에 뛰어난 업적을 보여 세간에도 널리 알려진 근현대의 선지식으로 지난 1983년 ‘일체무언(一切無言)’이란 임종게를 남기고 원적에 들었다.

탄허스님 사상의 핵심은 <화엄경>에 바탕을 두고 있다. 탄허스님은 평소 화엄경은 본체의 진리를 깨닫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파하며 그 진리에 의한 평화, 번영의 국토가 이 땅 위에 실현되기를 희망했다.

탄허기념박물관 3층 상설전시장 일소대(一笑臺)에서 진행된 개막식은 관장 혜거스님, 부관장 성안스님을 비롯한 박물관 관계자와 탄허스님 제자, 금강선원 신도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진행됐다. 혜거스님은 테이프 커팅에 이어 곧바로 처음 공개되는 유물에 깃든 탄허스님의 정신과 사상을 직접 설명하며 라운딩을 이끌어 관람객들의 큰호응을 받았다. 8폭으로 쓰여진  ‘문수보살항마게’를 시작으로 <도덕경> <주역선해>의 서문 등 유묵에서 천문분야도, 국가백년대계를 내다봐야 할 사람이면 한 번쯤 봐야 한다는 ‘예언록’에 이르기까지 유물의 의미를 상세하게 설명해 특강에 버금가는 개막식을 만들었다.

혜거스님은 “동양 고전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놓은 분이 바로 탄허스님”이라며 앞으로 고전을 공부하고자 원력을 세운 이들의 공부, 동양 고전의 올바른 이해를 위한 공부는 “지금 여기서 시작될 것”이라는 말로 이날 전시회의 의미를 대신했다.

유물은 월요일 외 상시 관람할 수 있다.

 

'장자' 해석을 담은 탄허스님 친필.
탄허스님 친필 병풍 '문수보살항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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