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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먹고픈 욕망이 인간을 위험에 빠뜨렸다생명살림 캠페인 ‘채식day 기부day’ ⑤인류는 동물을 죽이고 전염병을 얻었다
늘어나는 육류 소비와 함께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등 인간을 위협하는 전염병도 확산되고 있다. 공장형 사육방식 도입으로 인한 가축 사육환경의 변화로 전염속도가 빨라졌고, 가축들은 전염병에 취약해졌다.

늘어나는 육류 소비와 함께 인간을 위협하는 전염병도 확산되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축사육은 산업화됐고 이로 인해 조류 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은 확산되고 있다. 해마다 창궐하는 가축전염병은 이미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반복되는 AI와 구제역으로 수만 마리의 닭과 소, 돼지를 살처분 당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서로 함께 존재하는 연기적 존재임을 간과한 채 고기를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고스란히 가축전염병으로 되돌아오며 인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여름인 6월, AI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두 달 만에 재발한 AI의 기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제주도의 한 농가에서 처음 의심 신고가 들어온 지 일주일 만인 전국적으로 신고 농가 수는 35곳으로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21곳은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살처분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수만 18만4000마리로,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 반출과 유통을 제한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최근 AI가 발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AI는 철새 이동기인 3~4월에 주로 발생했다. 주로 기온이 낮은 겨울 또는 봄에 발생하는 뒤, 날씨가 더워지면 AI가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지난해 11월 발생해 올해 4월까지 유행하며 약 3800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던 AI도 겨울과 봄에 유행했다. 이 때문에 철새에 의해 들어온 바이러스가 닭이나 오리 몸에 장기간 머물며 살다 다른 가금류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 이후 AI,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해마다 반복돼
갈수록 발생빈도 높아지고
감염 피해 가축수도 늘어나

인체감염 가능성 낮지만
바이러스변이로 감염될 수도
공장식 사육, 품종 획일화로
전염병에 취약해져 악순환 반복

AI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AI가 야생조류에서 가금류로, 가금류에서 사람으로, 다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으로 자리 잡았다. 1997년에는 AI 감염으로 사람이 죽었으며, 지난 2004년에도 닭을 통해 AI에 감염된 딸과 그 딸을 통해 감염된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AI에 감염돼 목숨을 잃은 사람은 780여 명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 1722명이 AI에 감염됐고 이 가운데 45.6%인 785명이 숨졌다. 인근 국가인 중국의 경우 2013년 17명이 감염됐고 절반이 넘는 10명이 숨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서 발생한 AI 유형이 전남 해남, 충북 음성, 전남 무안, 충북 청주, 경기 양주 등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아직까지 인체 감염사례는 없지만 AI 인체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가축전염병인 구제역도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 등 우제류 동물들에게 급성으로 전염되는 병이다. 구제역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 1934년,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10년에는 돼지 331만8298마리, 소 15만864마리, 염소 7559마리, 사슴 3241마리가 살처분되는 구제역 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지난 2월 6일 충북 보은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1425마리의 소가 살처분됐다. 해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2000년 이후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구제역에 전염되는 가축들의 수도 급격하게 많아진다는 점이다. 공장형 사육방식이 도입으로 전염속도가 빨라졌고, 좋은 육질의 고기를 위해 품종을 획일화시키면서 가축들은 전염병에 취약해졌다.

구제역은 동물과 인간이 함께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지만 인체감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이러스 변이로 언제든지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직접 감염가축을 다루거나 감염된 우유를 먹을 경우 피부의 상처나 점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1966년 영국에서는 구제역에 감염된 젖소에서 나온 우유를 먹고 주민이 전염된 사례가 있으며, 1884년에는 영국에서 감염된 우유를 먹고 아이 2명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여전히 인체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과거에도 있었던 AI나 구제역이 오늘날 인류를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다. 해를 거듭할수록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감염되는 가축들의 수도 급격하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공장형 사육방식 도입으로 인한 가축 사육환경의 변화로 전염속도가 빨라졌고, 좋은 육질의 고기를 위해 품종을 획일화시키면서 가축들은 전염병에 취약해져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가축전염병이 돌 때마다 농민은 소득원을 잃고, 소비자는 불안에 빠진다. 가축 살처분으로 소요되는 비용도 천문학적 액수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현재와 같은 공장형 사육방식으로는 가축 전염병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며 “AI와 구제역 등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값싼 고기를 빠른 시간 안에 생산하도록 부추기는 육식소비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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