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입적한 정원스님. 사진은 정원스님 페이스북 캡쳐.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광화문 촛불시위에서 소신공양을 시도했던 정원스님이 지난 9일 오후7시40분 입적했다. 촛불시위 등에 참여하며 시민사회 활동을 펼치던 정원스님은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인근서 촛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분신했다. 스님은 전신에 2~3도 화상을 입고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정원스님이 소신공양을 시도한 이유는 현 시국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원스님은 분신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촛불이 승리하기를”이라는 글을 올렸으며 정원스님이 분신한 자리에는 “경찰은 내란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일체 민중들이 행복한 그 날까지 나의 발원은 끝이 없사오며 세세생생 보살도를 떠나지 않게 하옵소서” “소신공양으로 매국노 집단이 일어나는 기회를 끊고 촛불시민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 등이 쓰인 스케치북이 발견됐다. 

촛불시위서 대통령퇴진 분신

조계종 사회노동위 등 애도

그동안 촛불시위에 참여해왔던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 범불교시국회의’는 이날 애도문을 발표하고 스님의 죽음을 추모했다. 범불교시국회의는 애도문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보살행을 보였다”고 스님의 죽음을 추모했다. 이어 “소신공양하신 정원스님의 발원이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깨어있는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촛불을 더욱 높이 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지 않도록 당장 퇴진하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인용 판결을 하루빨리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조계종 사회노동위 또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정원스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며 “하루속히 국가가 안정되고 국민이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스님의 뜻이 사회에 구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정원스님은 1980년 범어사에서 벽파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으며 1987년 조계종에 제적원을 제출했다. 스님은 서울의 한 사찰에서 주석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 촛불시위 활동 등을 펼쳐왔다.

스님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구체적인 장례 절차는 스님과 함께 시민사회활동을 해왔던 ‘정원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위임받은 ‘박근혜퇴진운동본부’가 논의중이다.

[불교신문3265호/2017년1월14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