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 수도사가 대형개발로 인해 존폐 위기에 처했다. 서울 강남 봉은사가 옛 한전부지에 건립될 글로벌비지니스센터로 인해 역사문화 수행환경 훼손 위기에 처한데 이은 대형개발에 의한 피해여서 종단 차원의 대책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사는 11월3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수행환경과 문화재 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지 청호스님을 비롯해 대중스님들과 신도 등 20여명은 이천-오산간 민자고속도로 건설로 사찰이 유지하기 힘들 정도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서울지방국토청과 해당 건설사인 금호건설측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주지 청호스님에 따르면, 수도사와 최단 26m 거리에 이천-오산간 민자고속도로가 계획돼 내년 초 착공을 앞두고 있다. 수도사는 고속도로 공사가 시작되면 소음과 진동, 먼지 등의 피해는 물론 건설 후 이로 인해 종교행위가 불가능할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미 6년전 수도사 인근에 송전탑이 세워져 사찰의 경관은 물론 76만5000볼트의 초고압 전류로 인한 전자파의 피해를 받는 등 수행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수도사는 1859년 조선 철종 10년 영의정 김좌근의 시주로 중창한 고찰로, 경기도지정 유형문화재 제308호 목조관세음보살좌상을 비롯한 문화재와 성보를 보유하고 있다. 조계종 직할교구 소속 공찰로 광주 지역 불자와 경기도, 서울시 불자들이 찾는 기도도량의 역할을 해 왔다.

수도사는 고속도로 건설 계획 발표 이후 수행환경 침해, 문화재 훼손 우려 등에 대해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향후 국민권익위원회 진정, 관계기관 민원 제기, 해당건설사 항의 방문과 시위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스님과 신도들은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시작된다면 워낙 거리가 가까워 더 이상 사찰 기능을 할 수 없는 정도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고속도로 노선 변경 또는 사찰 이전을 강하게 주장해왔으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피해가 경미하다’는 무책임한 반응만 보이고 있어 불가피하게 거리로 나서게 됐다”고 호소했다.

청호스님은 “서울국토관리청 등 공공기관은 국책사업 시행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에 대해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지키고 선조사 스님들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서라도 호법신장이 되어 수도사를 지켜나가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