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 12일 기증…보존처리 진행·도지정문화재도 신청

고성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스님이 기증자로부터 나한상을 기증받은 직후 찍은 사진. 사진=원명스님.
1988년 도난당한 고성 옥천사 십육나한상 가운데 2구가 30여년 만에 무사히 사찰로 돌아왔다. 지난 7월20일 “소장자가 기증의사가 있다”고 밝힌 본지보도 이후 20여일 만이다. <본지 3220호>

옥천사는 지난 12일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은 나한상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이운해와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와 함께 보존관리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사찰로 이운해갔다. 되찾은 나한상은 현재 사찰 성보박물관 수장고에 봉안돼 있다.

조선후기 최고 조각승으로 꼽히는 색난스님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옥천사 나한상은 1988년 1월30일 전체 16구 가운데 7구가 도난당했다. 사라진 7구 가운데 2구는 2014년 도난문화재를 은닉한 사립박물관장이 검거되면서 환수됐고, 나머지 5구는 종적을 감췄다. 그러다 최근 제주 한 사립박물관에 전시된 것이 확인되고 소장자가 기증하면서 원래 자리로 돌아옴에 따라, 13구의 나한상이 모습을 갖추게 됐다.

옥천사는 십육나한상에 대해 도지정문화재를 신청한 상태며, 문화재위원의 자문을 받아 십육나한상에 대한 보존처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나한상의 보존상태를 점검한 심주완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 전문위원(총무원 신도시TFT팀장)오랫동안 밖에 나와 있어서 그런지 많이 갈라졌고, 한 구는 손목 부분에 금이 갔다면서 눈 부분의 안료 박락 등 손상된 부분에 대한 전체적인 보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옥천사 나한상 돌아오기까지 사찰은 물론 곳곳에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도난당한 불상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지난 6월18일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소장 석문스님)가 개최한 옥천사 관련 학술대회에서 도난 이전 촬영된 나한상 사진을 공개하면서다. 이후 사립박물관 전시사실이 알려지면서 문화부의 노력도 적지 않다. 문화부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과 문화재청 관계자를 만나 불교 성보가 사찰로 돌아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스님은 “나한상이 돌아와 정말 기쁘다”며 “흩어진 문화재 환수에 노력하는 종단과 주지 진성스님의 힘은 물론 종도들의 원력이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신도들이 나한상을 친견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아무 조건 없이 기증해 준 기증자와 나한상 존재를 새롭게 조명한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문화부장 정안스님은 “종단은 사찰의 불교성보 도난을 방지하고 환수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연내 <도난백서> 증보개정판 발간해 국내외 관련 기관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발간된 도난백서의 오류를 수정하고 자료를 보강하는 한편 2000년 대 이후 도난된 문화재 관련 정보를 추가로 수록한 <도난백서>를 PDF로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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