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복지재단, 정봉주 망언 관련 입장 발표…참회와 사과 촉구

지난 3월31일 바른불교재가모임 창립법회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불교계 세월호 활동을 왜곡해 발언한 것과 관련,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망언을 한 섣부른 언행”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조계종 복지재단은 오늘(4월9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언행은) 유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기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대중에게 그릇된 인식을 제공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계종 복지재단은 △긴급재난구호봉사단 파견 이후 227일간의 구호 활동 △조계종 지도부 스님들의 실종자 가족 위로 △외부 봉사단체의 불교계 활동 모범적으로 평가 등 불교계의 활동 경과를 밝히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 조계종과 종교지도자는 없었다”는 정 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복지재단은 “종단과 재단의 세월호 관련 활동 자료가 재단에 취합되어 있으니 분명한 사실관계를 인지하여 다시는 대중을 호도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종교계와 국민들을 향한 폄하를 중단하고 사실을 그대로 보고 말하는 정치인의 기본자세부터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진정한 참회와 사과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복지재단 산하 불자들은 ‘정봉주 망언’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다음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입장문.

 

정봉주 전의원의 망언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입장문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하 재단)은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하 전의원)의 망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발표합니다.

정봉주 전의원은 2015년 3월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하여 “세월호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생중계로 보았다. 부모와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데 한국의 정신이라는 종교지도자는 한분도 안계셨다. 대표종단인 조계종은 어디에 있었나, 무척 충격이었다.”라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본 재단은 사실에 대한 파악이나 검증없이 거짓된 정보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망언을 한 전봉주 전의원의 섣부른 언행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지난 몇 일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책임 있는 사과와 반성이 이루어지길 기대하여 왔으나, 4월 7일 불교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회와 반성은 커녕 말 바꾸기에 불과한 진정성 없는 모습에 더 이상 자비와 관용을 베풀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세월호 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인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기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대중에게 그릇된 인식을 제공하는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사료되어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발표합니다.

1. 세월호 참사와 관련 조계종과 종교지도자는 없었다?

본 재단은 여객선 세월호 사고를 접한 4월 16일 비상대책위를 긴급 소집하였습니다. 이튿날인 17일 아침 조계종 총무원장(자승스님) 보고를 통해 “대한불교조계종 긴급재난구호봉사단”을 파견하였으며, 조계종단을 중심으로 진도사암연합회, 호남권 4개 교구본사와 함께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군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부스를 설치하여 지원활동을 펼쳤습니다.

조계종단의 세월호 참사 관련 진도 현지에서의 활동은 2014년 4월 17일 파견 이후, 11월 29일 ‘세월호 희생자 영가를 위한 수륙재’까지, 세월호 참사 이후 227일 동안 쉬지 않고 이루어져 왔습니다.

227일간의 지원활동. 참으로 긴 기간이었습니다.
실내체육관에서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 직접 쑨 죽과 연잎밥을 전해드리며 처음으로 식사를 하시게 했고, 실종자 가족을 비롯해 구조대원등릉 위해 차, 컵라면, 떡, 과일 등을 제공했으며, 스님들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두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재단 산하복지시설에서 파견한 이동세탁차량은 실종자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쉬지 않고 빨래를 하였습니다.

작년 4월 24일 설치된 팽목항 법당에서는 호남권 4개 교구본사(백양사,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전국 사찰의 스님, 불자들이 함께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릴레이 기도가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팽목항에 설치된 시신확인소에서 스님들이 상주하며 오열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은 물론, 부처님 오신날 풍등공양, 순례기도, 바지선에서 구조 활동을 하는 잠수부 지원활동 등도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위로는 종정예하와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 조계종단의 지도부와 전국의 본말사 스님들이 너나할 것 없이 팽목항을 방문하여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였으며, 함께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진도군실내체육관 조계종 부스와 팽목항 법당은 가족들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자, 아픔을 토해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습니다. 스님들은 함께 아파했고 함께 오열했습니다. 이곳에서 스님들의 위로는 불교만이 할 수 있는 종교의 역할이었습니다. 불교계 밖의 많은 봉사단체들은 불교계 활동에 대해서 매우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며 모범적인 활동을 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팽목항에 대한 관심이 끊어질 때에도 마지막까지 가족들과 함께 한 것도 스님들이셨습니다.

긴급재난구호봉사대 파견 이후 227일 동안 재단이 바란 것은 ‘차가운 바닷물에 있는 세월호 탑승자의 귀환과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는 것’ 뿐이었습니다.

2. 조계종의 세월호 관련 활동 기록을 보았는가?

조계종은 타 종교단체보다 먼저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봉사단을 파견하고 지원활동을 위한 부스를 마련하여 신속하게 현장을 파악하였으며 지원활동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세월호 사건 직후인 2014년 4월 19일에는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3000배 철야정진을 진행했으며, 26일에는 연등회를 통해 실종자들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기원하는 전 국민적인 동참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이 외에도 안산시 임시 합동분향소 인근에 부스를 설치ㆍ운영하고, 총무원장 스님이 직접 위로방문 하였으며, 조계종 본말사 내 분향소를 설치하여 왕생극락과 무사귀환을 기원하였습니다. 또한 2014년 5월 20일 ‘추모문화재’와 6월 3일 ‘49재’, 7월 24일 ‘참사 100일 위령재’를 추진하였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광화문 단식장 동참과 함께 법당 부스를 설치하여 3,000배 정진을 진행했습니다.

만약 전봉주 전의원이 전라남도자원봉사센터에서 발행한 ‘팽목항 자원봉사 리포트-219일간의 잊을 수 없는 기록’이라는 공식 기록과 수많은 일반 언론 소식을 조금이라도 살폈다면 조계종의 활동이 없다라는 망언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까지도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는 조계종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세월호 인양 촉구 1인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 4월 9일 오늘 ‘세월호 사고 이후, 정부의 재난관리 체계 이해 및 불교계의 역할’을 주제로 미래복지포럼이 열립니다. 조계종은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한순간도 세월호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세월호 사건과 같은 불의의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해서 정책적인 의제형성과 대안 제시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 종단과 재단의 세월호 관련 활동에 대한 모든 자료는 본 재단에 취합되어 있으니 분명한 사실관계를 인지하여 다시는 대중을 호도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3. 정봉주 전의원의 망언에 대한 재단의 입장

본 재단은 지난 3월 31일 한 행사장에서 발언한 정봉주 전의원의 망언에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비록 전직 국회의원이긴 하나, 한때나마 우리나라를 이끄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던 정치인이 거짓된 사실로서 국민들을 혼란케 하고 있는 현실을 접하니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불교계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는 것은 그 저의도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한 때 촉망받던 정치인으로서의 자세도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정봉주 전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릅니다. 아니 오히려 세월호 활동을 지속해 온, 본 재단의 입장에서 통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시간 유가족의 입장에서 불교의 역할을 수행해 온 재단의 지난날 활동과 조계종단의 스님, 사찰, 복지시설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공식적인 자리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그동안 불교의 역할이자 불자의 의무라고 여기면서 봉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욕되게 하였습니다.

정봉주 전의원은 세월호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생중계로 보았다고 했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민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자가 매체를 통해 세월호 현장을 접했다니 이야말로 통탄을 금치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 시각 본 재단은 진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정봉주 전의원이 말한대로 조계종은 대표종단입니다. 그렇기에 매체를 통해서 국민들의 아픔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먼저 그들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국민과 지도자들의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 방문을 가장 가까이 지켜보면서 누가 진정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위하는지 그 진면목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우리사회의 공인의 위치에 계신 지도급 인사들이 국민의 아픔을 대변하지도 국민의 통합을 원하지도 않는 갈등의 씨앗일 뿐이라는 것도 보게 되었습니다.

정봉주 전의원은 종단이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했습니다. 사건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자 세월호는 점차 잊혀져 갔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지원되는 손길들도 하나둘 빠져나갈 때에도 본 재단은 흔들림 없이 지원해왔으며, 진도군실내체육관을 비워야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세월호 희생자의 귀환과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 순간 진정성이 결여된 정치인들은 정치공학적 이해득실에만 바쁠 뿐이었습니다.

정봉주 전의원은 말을 바꾸었습니다. 불교계에서 정전의원의 사실관계를 호도한 발언을 문제삼고 나오자 정봉주 전의원은 조계종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며 말을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개별적인 스님들의 활동만 있었다며, 지난시간의 노력을 폄하ㆍ왜곡시킨 정봉주 전의원을 보면 아직 자신의 행동에 반성할 기미가 없어 보입니다.

또한 전 국회의원을 지낸 사회적 공인으로써 최소한의 사실 근거 조차도 파악하지 않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2,000만 불자는 물론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고통과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지난 1년 여간 가족들의 곁에서 아픔을 나누고, 사회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해온 종단 지도부를 비롯한 우리 불교계를 일방적으로 폄하하는 정봉주 전의원의 어이없는 언행 앞에 “파사현정”의 자세로 입장을 표명하는 바입니다.

정봉주 전의원은 종교계와 국민들을 향한 폄하를 중단하고, 먼저 사실을 그대로 보고 말하는 정치인의 기본자세부터 갖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왜곡된 발언과 거짓된 선동을 한 사실에 대해, 진정성이 담긴 사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참회와 사과 그리고 앞으로 활동에 대한 자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본 재단을 비롯한 1,100여개소의 조계종산하 전국의 복지기관들과 30,000여명의 종사자, 그리고 후원과 봉사를 아끼지 않는 복지재단 산하 불자들은 “정봉주 망언”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불기 2559년(2015년) 4월 9일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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