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알리는 울음…깨달음의 고고성 상징

사진설명: 12간지 중 닭머리에 사람 몸을 한 진달라. 일체중생을 구제하려는 원을 가진 유신이다.
을유년(乙酉年), 닭의 해다. 가장 먼저 일어나 새벽을 알리는 닭은 불교에서 깨달음의 주체 또는 덕성을 가진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돼 왔다.

닭은 꼿꼿한 닭벼슬같은 당당함, 모이를 먹을 때 혼자먹지 않고 다른 닭을 불러 함께 먹는 인정스러움,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시간을 알리는 성실함 등 세 가지 덕성을 지녔다고 전해져 내려왔다. 민간에서는 수호초복의 기능이 있어 정월원일에 호랑이와 닭 그림으로 액을 물리치고, 상원일에 새벽에 우는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풍년이 든다고 전해져 왔다.

이런 상서로운 이유로 옛날 절에서는 닭을 많이 키웠다. 또 닭은 지네와 천적관계로 이들이 절에 있는 지네를 없애는 역할을 해왔다. 닭에 관한 옛 설화 하나. 황해도 장연군 계림사에는 지네의 변괴로 승려들이 하나둘씩 죽임을 당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의 지시로 흰 닭을 키우면서 이와 같은 변괴가 사라졌다고 한다.

경전이나 불교사에서 보이는 닭의 이미지는 깨달음이다. 〈본생담〉 ‘수탁의 전생이야기’ 편에 따르면 부처님이 전생에 수탁으로 태어난 닭을 잡아먹은 매를 훈계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증일아함경〉에는 “미래세계에 미륵이라는 이름의 부처가 출현하는데 그 나라는 계두왕(닭의 왕)이 다스리는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서산대사의 오도 일화 유명

민속에선 수호초복 이미지


“나무 군다리보살 마하살” 〈천수경〉에 나오는 대목이다. 보배병을 들고 있으며, 일체 고액을 제도해 주는 일을 맡아서 자비를 펴는 보살이다. 이 군다리보살(軍茶利菩薩)은 별나라마다 혼란을 일으키는 악마들을 무찌르고, 선을 지키는 보살인데 바로 닭의 신이다. 악마를 지키다가 깜빡 조는 순간에 들이닥친 악마들이 인간 세상을 혼란케 하고, 악마 행위를 자행케 했기 때문에 큰 칼을 빼들고 지상에 내려와 악마를 무찌르기 위해 닭신이 된 것이다. 따라서 닭은 군다리보살의 화신인 셈이다.

마귀와 전쟁을 치르다 보니 분노에 잘 휩쌓이고 성질이 급하다. 하지만 그 마귀는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속에 숨어있는 탐 진 치 삼독심이다. 군다리 보살은 바로 삼독심에 빠져 고통 받는 중생들의 마음을 다잡아주고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수호신인 것이다. 그래서 닭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은 나태와 방일(放逸)과 한치의 타협도 없이 싸우는 불굴의 정신일 것이다.

12간지 중에서 닭인 유신(酉神)은 쇠몽둥이를 들고 닭 머리에 사람 몸둥아리 모습의 진달라(眞達羅)다. 고대 인도의 귀신 ‘야차’가 불교속으로 편입돼 불교와 불보살을 수호하고 나약한 인간을 보호하는 수호신장이 된다. 특히 야차는 약사여래의 권속으로 12대왕의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중국의 도교와 결합한 12간지다. 진달라는 나쁜 왕이나 강도 등의 고난으로부터 일체 중생을 구제하려는 원을 가진 신이다.

특히 닭 울음소리는 오도의 기연(機緣)으로 불린다. 서산대사의 깨달음의 순간은 이를 잘 나타낸다. 서산대사가 지리산 암자를 전전하며 정진하던 중, 큰 의문에 부딪혀 울증(鬱症)에 빠져 있었다. 하루는 친구를 찾아보려고 어느 마을에 내려갔는데, 낮닭이 홰를 치며 크게 울었다. 순간, 대사는 의문이 풀리면서 확연히 깨닫고 다음의 오도송을 남겼다.

‘머리칼은 희어도 마음 안 희다고/ 옛 사람은 누설한바 있거니와/ 이제 외마디 닭 울음소리 들을작시면/ 장부의 할일 모두 마쳤어라.’

임나정 기자


-닭띠 연예인

하희라 “새벽닭처럼 부지런히 뛸 것”


“새벽을 알리는 닭처럼 항상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틈나는 대로 사찰도 찾고 불교서적도 열심히 읽도록 할 겁니다.”

최근 6년만에 ‘모노드라마’ 1인 연극을 통해 열연을 선보여 연회 전석 매진의 흥행성적을 올렸던 연기자 하희라(37). 올해로 연기 경력 25년이 되는 하씨. “내년에는 TV브라운관을 통해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예요. 시각 장애인 역할인데 오랜만에 출연이라서 떨리긴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가야지요.”

작년 12월 자원봉사자대회 국무총리상을 받은 남편최수종 씨와 함께 6년째 불우 청소년 및 사회단체에 도움을 주고 있는 하씨는 “봉사 활동이란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일상 생활 중 하나예요. 불교의 자비를 구현하는 일만큼 보람된 일도 없어요. 앞으로도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살도록 해야지요”라고 말했다.

이소라 “앨범 마무리 후 사찰 찾아”

“앨범을 마무리 한 후 바로 사찰에서 지냈어요. 앨범이 출시됐으니 새해엔 조금 활동적으로 지내야 할 것 같아요.” 최근 6집 앨범 ‘눈썹달’을 출반한 가수 이소라(37).

“눈썹달은 여윈 여자의 눈썹을 닮은 달이란 의미로 달이 기울면 다시 차듯이 언젠가는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는 여자의 마음을 뜻해요.”

현재 MBC 라디오 ‘이소라의 음악도시’를 진행하는 것 외에는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이씨는 평소 어머니와 함께 사찰 눈 쌓인 사찰을 찾아 마음을 추스린다. 쑥쓰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에 혼자서는 못가도 신심 깊은 어머니와는 늘 절에 동행한다. “항상 복잡했던 머리가 절에 가면 시원스럽게 풀리고 마음이 편해져요.”

음악에 자신의 이별,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온 이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한 사람이라도 제 노래를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제 노래가 아니라 너와 나의 노래, 우리의 노래가 될 테니까요”라고 말했다.


-닭의 해 소사

553년(신라 진흥왕14년) 경주 월성의 동쪽에 궁궐을 짓던 중 황룡(皇龍)이 나타나 황룡사 창건.

613년(신라 진평왕 35년) 황룡사에서 원광법사를 청해 백고좌 염.

973년 (광종 24년) 균여대사 귀법사에서 입적

1021년 (고려 현종 12년) 황룡사 9층 목탑 수리, 강감찬 흥국사 탑 창건

1141년 (고려 인종 19년) 원명국사 징엄스님 입적. 숙종대왕의 4째 아들로, 흥왕사에서 대각국사에게 계를 받았고, 5교부승통으로 교단 이끔.

1285년 (고려 충렬왕 7년)일연 ‘삼국유사’저술.

1381년 (우왕 7년) 태고 보우선사를 국사로 추대

1921년 1월 조선불교선교양종중앙총무원 설립.

1월 일제총독부 사찰령 철폐를 주장하는 중심단체인 불교유신회 조직

1933년 1월 여수 흥국사 종헌발표 기념식

3월 조선불교청년총동맹 전국 대회개최, 김법린을 회장으로 한 불정연구회 창립



[불교신문 2093호/ 1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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