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희 조계종 문화팀장
불교문화 향한 깊은 신심
정성으로 꼽은 명품 묶어

‘한국불교 보물 50선’ 출간

전문가 안목 대중적 문체
시공간 넘어 저자와 함께
사찰 답사하는 느낌 선사

사진풍성 보는 재미 더해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아미타여래삼존벽화(국보). 벽에 그린 벽화는 그 희소상이 크고 예술성도 뛰어나 한국의 불교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닌 귀중한 작품이다.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아미타여래삼존벽화(국보). 벽에 그린 벽화는 그 희소상이 크고 예술성도 뛰어나 한국의 불교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닌 귀중한 작품이다.

산사에서 찾은 보물 이야기 - 한국불교 보물 50’(이분희 글 / 동국대 출판문화원)

‘산사에서 찾은 보물 이야기 - 한국불교 보물 50선’(이분희 글 / 동국대 출판문화원)
‘산사에서 찾은 보물 이야기 - 한국불교 보물 50선’(이분희 글 / 동국대 출판문화원)

한류의 열풍의 중심, 한국 산사의 보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화제의 책은 동국대학교 출판문화원이 발간한 <산사에서 찾은 보물이야기 - 한국불교 보물 50선>. 이 책은 불교문화를 향한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탄생한 책이다. 저자 이분희 조계종 총무원 문화팀장은 불교미술사를 전공한 연구자로, 총무원 문화부와 불교중앙박물관에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그동안 만나고 조사해 온 사찰 문화재들을 꼼꼼히 살펴 손꼽히는 명품 50선을 선정했다.

이 책은 ‘불자라면 놓쳐서는 안 될 사찰성보문화재 50선’이라는 제목으로 <불교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모은 것이다. ‘가평 수종사 사리탑 사리장엄구’부터 ‘화성 용주사 삼장보살도’에 이르기까지(가나다 순) 한국불교 보물 50선은 누구나 접해보면 그 아름다움과 높은 품격에 감동할 수 있는 사찰문화재이다. 문화재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그 문화재가 탄생한 사찰도 간단히 소개하고 있어 해당 문화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준다.

“무위사 극락보전 안에 그려진 벽화들은 일괄로 보물로 지정되었고, ‘아미타여래삼존벽화’(1476년)는 후에 국보로 승격됐다. 남아있는 불화가 대부분 거는 탱화로, 벽에 그린 벽화는 그 희소상이 크고 예술성도 뛰어난 이 불화는 한국의 불교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닌 귀중한 작품이다. 이 벽화는 극락보전이 1430년에 설립된 이후 46년이 지난 1476년에 그려졌다. 극락보전에 이 벽화를 그리기 위해 후불벽을 만든 것이다. 이 불화에는 화기(벽화 좌우 하단에 묵서로 씌어짐)가 남아 있어 정확한 조성 연대와 작가를 알 수 있다. 이에 의하면 1476년(성종7)에 허순, 전 아산현감 강질, 강진군 부인 등의 시주로 대선사 해련(海連)이 그렸다는 것이다.

화면 중앙에 앉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좌우에 서 있는 구도이다. 상단 구름 속에 상반신만 드러낸 여섯 나한과 2위의 화불을 배치한 간단한 구도이다. 등장인물들은 꼭 필요한 불ㆍ보살ㆍ나한을 선택하였고, 구름은 인물들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며, 화면 속의 등장인물들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만든다.” (본문 276~277쪽)

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의 시선이 한국으로 모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문화의 씨알이자 핵심인 불교문화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들의 남다른 문화재에 대한 사랑은 불교라는 틀을 뛰어넘어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보여준다. 불교문화재의 깊이와 격조 높은 수준을 소개하는 <산사에서 찾은 보물이야기 - 한국불교 보물 50선>은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불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부담 없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연재 때부터 정성을 들였다.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재를 즐기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학자들의 전문적 소견보다는 대중적인 문체로 그 곳에 깃든 역사와 의미, 문화재적 가치를 차곡차곡 풀어냈다.

안전한 바닷길을 안내해주는 관음신앙이 널리 자리 잡았음을 알려주는 ‘해남 대흥사 관음보살좌상(보물)’.
안전한 바닷길을 안내해주는 관음신앙이 널리 자리 잡았음을 알려주는 ‘해남 대흥사 관음보살좌상(보물)’.

“대흥사 관음보살상은 고려시대부터 나타난 관음보살상의 새로운 윤왕좌의 모습과 당시 퍼져있던 안전한 바닷길을 기원했던 관음보살 신앙을 알려주는 보살상으로 그 가치가 크다. 지금도 바다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내용보다 많은 것을 비밀로 품고 있는 두려운 세계이다. 보타락가산에 계신 관음보살은 특히 이러한 어려움을 구제해 주는 특별한 존재로서 바다와 인접한 해남과 강진에서 이러한 윤왕좌 관음보살상이 유행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초록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두륜산에 올라 삼재가 들지 않는 포근한 대흥사와 남해바다를 바라보고 싶다.”(본문 408~409쪽)

저자의 친근한 설명과 전문가적 안목,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마치 저자와 함께 사찰을 답사하고 문화재를 만나는 듯한 순간을 선사한다. 각각의 문화재마다 그 품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풍성한 사진자료로 보는 재미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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