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활동 늘이고 청력관리 해야

김항래 교수
김항래 교수

2020년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중 9.74%가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기억력 저하이다. 기억력 저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1단계로는 최근 일을 기억을 못하지만 힌트를 받거나 오래 생각하면 기억이 나는 경우이다. 이런 현상은 양성건망증의 경우가 많고 병적인 경우보다 우울,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2단계로는 최근에 있었던 중요한 일을 기억 못 하는 경우이다. 하나 예로 최근 가족끼리 여행을 간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디로 갔는지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후기로 갈수록 기억력 저하는 더 심각해져서 오전에 있었던 일을 오후에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때 같은 말이나 질문을 반복하기도 한다.

또한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치매 환자는 대부분 오래된 기억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일을 기억 못 하지만 본인의 고향, 어린 시절 일들은 잘 기억해 낸다. 때문에 옛날 일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역시 기억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말하기, 알아듣기 등의 언어장애, 익숙한 곳에서 길을 잃는 등의 시공간장애, 또는 참을성이 감소하거나 강박적인 행동을 하는 등의 성격 변화가 있는 경우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앞서 설명한 증상이 있는 경우 치매를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가장 효율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치매 발생의 35%는 다음의 교정 가능한 인자로 설명된다. 즉, 다음 인자만 잘 교정한다면 치매를 예방하고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치매 교정 가능 인자로는 △사회활동, 인지활동의 저하 △고혈압 △비만 △청력저하 △우울증 △당뇨 △신체활동의 저하 △흡연 및 음주이다. 사회적 고립은 치매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핵가족 사회로 빠르게 진행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해 치매안심센터 등의 훌륭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좋다. 고혈압 및 당뇨의 경우 적절한 약물치료를 해야 하며 비만 및 신체활동 저하에 대해서는 운동 및 식사조절을 함께 해야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청력저하이다. 청력저하는 치매의 교정 가능한 위험인자로 본인에게 맞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지름길이다. 금주와 금연은 치매 뿐 아니라 모든 질병의 예방과 치료의 시작이다.

치매의 원인에 대한 자세한 검사를 받은 후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약제를 시작할 수 있다. 현재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약제로는 도네페질과 메만틴이 있다. 두 약제 모두 인지기능 저하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후기 치매 때는 우울, 불안, 망상 등의 신경행동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 역시 진료를 통해 평가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최근 아밀로이드 표적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 등 좋은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어 수년 내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한편 치매 환자를 어떻게 돌보는지에 따라 환자의 증상이 개선되기고 악화되기도 한다. 먼저 환자의 약은 보호자가 챙겨주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환자의 기억 못함을 지적하거나 비난해서는 안된다. 또한 가족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전문가, 타인의 도움이 가능한 것에 대해 체크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항래 동국대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

[불교신문 3812호/2024년3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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