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다산실학연구원, 하일식 교수 초청 '선각대사 탑비' 특강

'후삼국시대의 강진, 왕건과 무위사 선각대사' 주제로 2월20일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하일식 교수 초청 특강
'후삼국시대의 강진, 왕건과 무위사 선각대사' 주제로 2월20일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하일식 교수 초청 특강

최근 강진 무위사(주지 법오스님)의 선각대사 탑비가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고려 태조 왕건과 선각대사의 만남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불교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10년간 조사한 금석문탁본조사 학술대회에서 ‘무위사 선각대사 탑비 탁본조사’가 보고됐다. 당시 하일식 교수(연세대)는 새로 판독된 글자들을 통해 파악한 새로운 사실들을 공개했다.

이를 지역에 알리고자 강진 다산박물관이 2월20일 강진아트홀에서 하일식 교수를 초청해 ‘선각대사비 판독 교정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을 청해듣는 특별강연을 열었다.

연세대 하일식 교수
연세대 하일식 교수

이날 하 교수는 ‘후삼국시대의 강진, 왕건과 무위사 선각대사’란 주제 강연에서 “새로 판독한 선각대사 탑비에 따르면 913년 왕건이 나주에서 철수하면서 무위사에 8년간 주석하고 있던 형미스님(선각대사)과 법경대사에게 함께 갈 것을 권했고, 대사가 승낙해 수도인 철원이 아니라 개성 사나선원에 머물게 하고 재정도 사재로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하 교수는 “궁예가 형미스님을 후백제와 내통하고, 왕자와 모의해 자신을 내쫒으려 한다는 죄목을 씌워 도륙했다”며 “비문의 대왕(형미스님을 옹호)을 궁예로 해석하는 것은 ‘반역’을 의미하고, 문맥상 왕건인 국왕으로 극존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918년 태조 왕건이 즉위 후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 했으며, 대사의 제자들을 불러 49재를 거행토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강진 무위사에 선각대사 탑비가 자리한 것은 왕건의 지시로 무위사에 있던 제자들에 의해 946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진 무위사 선각대사 탑비
강진 무위사 선각대사 탑비

이날 강연에 참석한 무위사 주지 법오스님은 “조계종조 도의국사의 법맥을 이은 형미스님이 무위사에 주석하며 후학을 배출했다”며 “선각대사 비문의 오독으로 궁예중심으로 알려진 역사가 새로운 판독으로 바로잡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하 교수는 “선각대사비문에 태조 왕건의 태가 개성 오관산에 묻힌 것으로 새롭게 파악했다”며 “태를 묻는 기록은 김유신에 관한 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선각대사비를 통해 왕건의 사례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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