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총림 방장 현봉스님
사라질 뻔했던 역사 복원

한평생 도량외호 도제양성
조계산문 재조명 종통 정립
‘시대의 스승’ 일대기 밝힌
‘다송자 금명 보정’ 책 출간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이 조계산문을 재조명하고 조계종 종통을 정립한 시대의 스승 금명 보정선사를 조명한 책 ‘다송자 금명 보정’을 조계종출판사에서 펴냈다. 사진은 금명 보정선사 진영.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이 조계산문을 재조명하고 조계종 종통을 정립한 시대의 스승 금명 보정선사를 조명한 책 ‘다송자 금명 보정’을 조계종출판사에서 펴냈다. 사진은 금명 보정선사 진영.

■ ‘다송자 금명 보정’(현봉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시대 그리고 일제강점기는 전통과 정체성이 혼란스럽던 격동과 혼돈의 시대였다. 그러니 산중이라 하여 예외일 수 있겠는가? 해동불교의 위대한 선지식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조계산 송광사에서 그런 시대를 꿋꿋이 살면서 무너져가는 역사를 다잡으신 분이 있었으니, 바로 다송자(茶松子) 금명보정(錦溟寶鼎, 1861~1930)선사이다.

‘다송자 금명 보정’(현봉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다송자 금명 보정’(현봉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금명스님은 세상에 크게 이름나지 않았지만, 조선 말기와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그 격동과 혼란의 시절에 폐허가 되어가다시피 하는 송광사에서 도제양성과 도량 외호를 하며 혼신을 다해 묵묵히 이 도량을 지켜온 분이다. 그 혼돈의 시대에 자칫하면 사라질 뻔했던 송광사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을 한평생 동안을 수집하고 고증하며 정리하였다.” (본문 29쪽)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이 그렇게 역사 속에서 사라질 뻔했던 금명 보정선사의 업적을 복원하여 한 권의 책으로 발행했다. 최근 조계종출판사에서 펴낸 <다송자 금명 보정>이 그 책이다. 조계종의 종통을 지키며 송광사에 관한 모든 기록을 남기고, 한편으로는 수행자로서 여여하게 일생을 마친 금명 보정선사의 일대기를 밝힌 것이다.

“동국의 칠불계맥은 대은으로부터 금담에게 전해지고, 다시 초의와 범해로 전해졌다. 범해는 다시 송광사의 금명과 율암, 통도사의 선곡, 해인사의 제산과 취은 등 여러 율사들에게 전해졌다. 서상수계로 되살린 동국계맥을 중흥시켜 오늘의 한국불교가 있게 되었던 것이다. 금명 보정선사는 이러한 초의와 범해로 이어지는 계맥과 더불어 그들의 선, 교, 율을 이어받고 대변했으며 나아가 그들의 다풍(茶風)도 이었다고 할 수 있다. 범해로부터 많은 감화를 받았고, 초의의 <동다송>과 <다신전> 등을 읽으며 대흥사의 다풍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선사가 자호를 다송자(茶松子)라 한 것에는 ‘차를 즐기는 송광사 스님’이라는 자긍심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지은이 현봉스님은 송광사 주지 소임을 맡았던 2001년 송광사에서 ‘다송자 금명보정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역사 속에 묻힌 금명 보정선사의 위대한 업적을 널리 알리고 이를 계기로 선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현봉스님은 2015년에 다시 한 번 송광사에서 ‘다송자를 중심으로 한 선사상과 송광사 다풍(茶風)’에 대한 학술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선사의 업적과 행적에 대해 제대로 알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여겨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현재 다송자의 저술은 <한국불교전서 제12책> ‘보유편’에 방대한 분량이 수록되어 있지만 한문인데다 한글로 번역되지 않아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책 <다송자 금명 보정>에서는 다송자의 문집 가운데 일부 행적을 뽑아 행장을 중심으로 업적을 정리했다. 여기에 다송자의 시고(詩稿) 1000여 편 가운데 차시(茶詩) 70여 편과 문고(文藁) 가운데 기문(記文) 몇 편을 골라 번역을 함께 실었다. 행장을 따라가다 보면 송광사에서 일어났던 역사적인 크고 작은 사건을 접하게 된다. 또한 한반도의 당시 시대상도 알 수 있어 귀중한 사료 역할을 한다.

“원당의 일로 그동안 세 번이나 상서(上書)를 쓰고 세 번이나 상경하니, 주위에서 말하기를 ‘불자가 본업에 힘쓰지 않고, 서울에나 드나드는 것은 명리나 구하는 일이 아닌가?’ 하자, 답하기를 ‘불자도 신자(臣子)이니 임금을 위하는 일이 본래 불법(佛法)을 위한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충군(忠君)하는 것이 바로 부처님을 공경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 하였다. 이런 과정을 보면 당시 혼란스런 조선 말기 부패한 관리들의 적폐와 난적들의 횡포 속에서 민멸(泯滅)해가는 송광사를 부지(扶持)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송자의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일면을 엿보게 된다.(본문 75~76쪽)

책은 ‘금명보정의 생애’를 시작으로 ‘금명보정의 업적’, ‘금명과 범해각안’, ‘다송자 금명의 다풍’, ‘다송자 금명의 차시’, ‘다송자의 기문’ 등 모두 6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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