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집 떠나 사는 즐거움' 화제

해인사승가대학 지음, 소리여행 그림/ 불광출판사
해인사승가대학 지음, 소리여행 그림/ 불광출판사

 

 

해인사승가대학 학인 스님

36명의 솔직한 출가이야기

보통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집 떠나 사는 즐거움 눈길

 

우리들은 보통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삶의 목적은 한 가지라고 한다. 행복하게 사는 것. 그런데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살다 보면 인생은 행복보다 불행에 더 가까운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더 많다. ‘사는 게 다 그렇지스스로를 위로하고 적당한 보람을 느끼면서 사는 게 보통의 삶이라면, 평범함을 거부하고 끝끝내 행복의 완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 중 하나가 출가해서 수행하며 살아가는 스님들이다.

<집 떠나 사는 즐거움> 이 책은 겉보기에는 단순하게 사는 듯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진지하게 삶을 고민하고 성찰하는 사람들, 진정한 행복을 찾아 가진 것 다 버리고 집 떠나와 머리 깎고 사는 행복 바라기들의 속마음 100% 출가 이야기다. 해인사승가대학 학인 스님 36명의 솔직담백한 출가이야기이다.

스님으로 살면 뭐가 좋을까? ‘집 떠나 사는 즐거움’ 이 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삶, 겉멋이 아닌 속멋을 가꾸며 살아가는 산중 스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소리여행
스님으로 살면 뭐가 좋을까? ‘집 떠나 사는 즐거움’ 이 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삶, 겉멋이 아닌 속멋을 가꾸며 살아가는 산중 스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소리여행

배고파서 초코파이 얻어먹으러 법당에 들어간 사람, 20대에 희망퇴직을 당하고 출가를 결심한 사람,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방황하다가 은사를 만나 출가한 사람 등 사연은 저마다 다르지만 하나같이 행복을 찾아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했다. 연애도 못 해, 결혼도 못 해, 맛난 음식도 맘껏 못 먹어, 부와 명성도 쌓기 힘든데, 출가해서 사는 게 어째서 행복을 위한 일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스님들이 찾는 행복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사랑, , 명예처럼 수시로 변하는 것들로부터 얻어지는 잠깐의 행복감이 아닌 변치 않는 삶의 본질(진리)을 터득하는 것이야말로 스님들이 바라는 참 행복이다.

“1학년 때 입승스님이 시간만 나면 자라고 조언을 해주신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말을 충실히 따라 진짜 틈만 나면 잤다. 그 덕에 좀 덜 피곤하게 지낼 수 있었는데, 돌아보면 비록 몸은 고단해도 마음만은 가장 편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잡념 없이 소임만 열심히 하면 됐으니 말이다. 그때는 학년이 올라가면 좀 나아지겠지 하며 어서 시간이 흐르길 바랐는데, 막상 2학년이 되고 보니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졌다. 위에서 누르고 아래서 치고 올라오고”(승해스님 여기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중에서)

사람이 죽기 전에 마지막까지 살아 있는 감각이 청각이라고 한다. 나는 어머니가 눈 감으시기 전에 이생의 미련이나 인연일랑 다 잊고 편안하게 가시라고 부처님 말씀을 들려 드렸다. <반야심경>, 무상게, <천수경>, <금강경>을 반복해서 염송했다. 새벽쯤 문득 얼굴에 평온이 깃들더니 이내 후우 하고 긴 숨을 내뱉으며 어머니는 눈을 감으셨다. 나는 멈추지 않고 염송을 계속했다. 다 내려놓고 가시라고 마음속으로 기원하면서, 이것이 내가 받은 은혜에 대한 보잘것없는 보답이라고 생각하면서.”(법유스님의 은혜 갚음에 대하여중에서)

나무는 때가 되었다 싶으면 내려놓는다. 잘 무르익은 열매든 아름답게 물든 잎이든 미련 없이 떨군다. 겉모습에 집착하기보다 뿌리를 더 깊이 뻗고 나이테를 늘린다. 사람도 그래야 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여러 가지 경험을 한다. 개중에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기 마련이다.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말고 차별 없이 받아들이고 다시 내려놓아야 한다. 핵심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경험하는 것이다.”(자룡스님 밟값 하는 사람이 되자가운데)

내일 일은 나도 몰라요. 지금 좋으면 된 거죠.” 이런 하루살이 인생 같은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공감하기 힘든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진지하게 자기 삶의 무게를 고민하는 사람, 무언가를 소유함으로써 얻은 찰나의 즐거움 끝에 허무함과 덧없음을 맛본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깊고 오래 삶의 본질을 성찰하는 스님들의 이야기가 마음 깊이 와 닿을 것이다.

 

[불교신문 3755/20232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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