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마음

틱낫한 스님 지음, 윤서인 옮김/ 불광출판사
틱낫한 스님 지음, 윤서인 옮김/ 불광출판사

‘유식불교’ 바탕으로
내 마음속 작동원리
분석한 수행 기본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깨달음 본성 만나길”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 중에 “마음대로 하라”, “내 마음대로 되면 좋겠다” 등 ‘마음대로’라는 말이 있다. 이 표현은 ‘하고 싶은(생각하는) 대로’의 의미이지만, 사실 ‘마음’이라는 단어의 뜻은 ‘생각’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기억, 의지 등 ‘마음’이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개념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의미만큼이나 우리 마음은 복잡하고 어렵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마음이 어떤 속성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하고 생겨나는지에 대해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종교와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탐구됐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음의 구조와 작동원리 등을 철저히 분석한 불교의 유식학이다.

최근 우리말로 출간된 틱낫한 스님의 저서 <틱낫한 마음>은 마음의 실체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유식불교를 바탕으로 우리 마음의 속성과 작동원리를 풀어내 주목된다. 이를 바탕으로 괴로움보다는 행복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이라는 넓은 밭에 심어져 있는 씨앗 가운데 선한 것은 더욱 키우고, 그렇지 못한 것은 선한 씨앗으로 거듭나도록 변환하는 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틱낫한 스님이 마음의 실체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유식불교를 바탕으로 우리 마음의 속성과 작동원리를 풀어낸 불교심리학 안내서 ‘틱낫한 마음’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틱낫한 스님이 마음의 실체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유식불교를 바탕으로 우리 마음의 속성과 작동원리를 풀어낸 불교심리학 안내서 ‘틱낫한 마음’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이 책은 4세기 인도 출신 스님이자 학자였던 세친(世親, Vasubanhu)이 저술한 <유식삼십송>과 <유식이십송>을 바탕으로 틱낫한 스님이 유식불교를 알기 쉽게 풀어낸 불교심리학 안내서다. 틱낫한 스님은 세친의 이 두 가지 저술부터 <화엄경>의 가르침까지 50편의 게송을 새롭게 정리해 ‘유식오십송’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리고 그 50편의 게송을 하나하나 살피면서 우리 마음의 속성과 작동원리에 대해 명쾌하고도 깊이 있게 설명한다. 또한 마음의 속성과 작동원리를 철저히 파헤침으로써 우리가 어째서 수행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수행하며, 수행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풀어낸 있는 만큼 이 책은 ‘모든 수행의 바탕이 되는 기본서’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불교 공부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난해하기로 이름난 ‘유식불교’를 중심으로 마음을 풀어 설명하고 있어 그 내용이 쉽지 않다. 하지만 “한꺼번에 전부 읽으려 하지 말고, 천천히 한 게송과 해설을 충분히 흡수한 후에 다음 게송으로 넘어가라”는 한 틱낫한 스님의 당부처럼 차근차근 읽다 보면 내 마음을 어떻게 다루고, 수행해야 할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틱낫한 스님은 이 책에서 우리 마음을 하나의 밭에 비유한다. 그리고 “그 밭에는 다양한 씨앗이 이미 심겨 있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말이나 행동, 생각에 따라 새로운 씨앗을 심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마음 밭에 있는 씨앗 가운데에는 기쁨과 희망, 행복의 씨앗도 있지만, 슬픔이나 두려움, 괴로움의 씨앗도 있다. 어떤 씨앗을 싹틔워 키워낼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친절한 말과 생각, 행동 등으로 행복의 씨앗에 물을 주면 행복의 씨앗이 자라지만, 그렇지 않은 말이나 생각, 행동 등으로 괴로움의 씨앗에 물을 주면 괴로움의 씨앗이 자라난다.

그러다가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그동안 키워낸 씨앗이 성숙해 드러난다는 것이다. 분노나 미움, 사랑과 연민과 같은 감정을 비롯해 어떤 의식이나 행동, 습관 등이 바로 그 결과다. 스님은 “지금 이 순간 만나게 되는 모든 것을 깊이 관찰할 수 있다면, 그래서 모든 것은 상호 의존해 존재한다는 본성을 볼 수 있다면, 괴로움을 일으키는 어리석음(번뇌)과 곧 행복의 지혜(깨달음)는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그리고 그 기반이 동일하다는 것을 볼 때, 자신의 내면에 있는 깨달음의 본성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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