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금강경 강송대회 10년] 

금강경강송대회 10년 성과
- 대회장 혜거스님에게 듣는다

금강경강송대회를 10년간 이끌어온 혜거스님.
금강경강송대회를 10년간 이끌어온 혜거스님.

안심하기 이른 코로나19에도

경전축제 초청받고 공부해온

어린이부터 청소년 일반신도

 

모든 것 내려놓고 한마음으로

이태원 희생자 극락왕생 발원

거기서 공부 참모습 보게 돼

 

근기 따른 암송방법 무궁무진

경전·장르 제한 없이 참여하는

강송대회 전국서 개최됐으면…

 

전국 유일의 금강경 강송대회가 올해로 열 번째를 맞았다. 2011년 5월26일 탄허대종사 추모다례재에서 상좌 혜거스님(금강선원장)이 “불교의 근본을 완전히 이해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양성을 위해 금강경강송대회를 열어 금강경 독송을 권장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그 해 11월19일 역사적인 첫 대회가 열렸다. 1차 필기시험, 2차 암송 및 문답, 3차 이해도 측정을 위한 문답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대상자를 가려내는 개인부문으로 시작됐다. 3차 결선은 응시자 1명이 11명 심사위원의 질문을 받아내는 그 장면만으로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응시자 1명이 11명 심사위원의 질문을 받아내는 그 장면만으로는 주목을 받았던 제2회 금강경강송대회 개인부문 결선 장면.
응시자 1명이 11명 심사위원의 질문을 받아내는 그 장면만으로는 주목을 받았던 제2회 금강경강송대회 개인부문 결선 장면.

강송대회는 2회에 불교신문이 공동주최사로 나서면서 대상을 조계종 포교원장상에서 총무원장상으로 격상시키고 상금도 1000만원으로 대폭 올리면서 변화를 거듭했다. 체험수기 부문 신설(3회)에 이어 학생부 출제범위를 금강경 32개분에서 5개분으로 축소(4회)하면서 청소년들의 참여도 늘기 시작했다. 2개분 만 외우면 출전할 수 있게 한 단체전을 신설한 5회 대회는 랩과 창작합창곡, 중국어 암송으로까지 장르 및 언어가 확장되면서 ‘경전수지 독송의 새 장르를 열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로 인해 6회 때는 초중고교생이 6팀에 군장병팀까지 참여하는 전 세대 전 계층을 아우르는 경전축제로 성장을 거듭했다.

11월7일 서울 자곡동 탄허불교기념박물관에서 대회장 혜거스님을 만나 지난 10년을 되짚어보며 향후계획을 들었다.

“공교롭게도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의 마지막 날(11월5일)이 강송대회 날이었다. 코로나19로 2년 간 중단됐던 대회를 역대 수상단체 초청 축제로 열 계획이었지만 모두가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수지독송해 온 <금강경>을 안타깝게 떠나신 희생영가들을 위해 읽자, 그런 한결같은 마음으로 추모제를 모시고 나니 오히려 강송대회를 한 것보다 더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 다른 경전도 있는데 왜 금강경인가.

“부처님께서 태어나고 성불하고 교화하신 인도에 지금 불교가 없지 않은가. ‘내가 우선 성취하고 성불하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은 사회성의 결여로 이어지고 만다.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이 나 혼자만, 우리끼리만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온 세상 사람이 하나로 됐을 때 참다운 세상이 될 수 있다. 그 대승사상을 밝힌 경전이 금강경이고 우리 조계종의 소의경전이지 않은가.”

- 암송도 어려운데 왜 강송(講誦)으로 하는지 묻는 사람들도 있다.

“외운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제대로 이해한 거고, 제대로 이해했을 때 실천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 단체부문의 장르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데.

“사람마다 기량, 업이 다 다르다. 경전을 읽고 외우는 것이라면 어떤 방법이라도 강송대회에서 수용할 것이다. 공부한 것을 어떻게 회향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강송대회 10년 성과를 든다면.

“참여자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고맙고 감사하다. 대상을 수상했던 한 불자는 주변에 권선해 1300명이 금강경을 외우게 했다.”

- 새로운 구상이 있다면.

“금강경 내용을 묻고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명씩 대중 앞에 나와서 강의를 하는 방법을 시도해 볼까 한다. 주문 받은 금강경의 한 분(分)을 즉석에서 강의하면 강송대회가 더 여법해질 거라 생각한다. 금강경 외에 다른 여러 경전을 함께 할 것인가도 생각해본다. 올해 <기신론> 강의를 하고 있는데 그 어려운 것을 다 외운 사람도 있다. 무엇이든 외우다 보면 몇 백 명 앞에서도 떨지 않고 외우게 되고 당당해진다. 전국 어디서든 강송대회를 열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불교가 살아서 움직인다. 자기 신앙중심의 종교만으로는 설자리가 없어진다. 공부한 것을 남을 위해 봉사하고 사회를 위해 회향할 수 있는 수행의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 ‘명상’과 ‘강송’밖에 없다.”

혜거스님은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이번 금강경강송추모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금강경을 독송했던 분들이 이번 추모제를 통해 경전 수지독송의 회향 방법을 알게 됐다고 본다. 경전은 나 혼자 읽고 만족해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회향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을 테니. 불교에서는 특히 사람이 돌이가시면 금강경을 읽는데 이번 추모제에서는 그 많은 학생들이 각자 기량으로 금강경을 읽어서 영가들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발원했으니 너무 회향을 잘 했다. 그런 점에서 올해를 재가불자들이 ‘대승불교를 새롭게 시작한 해’라고 하고 싶다.” 

금강경강송대회 연혁
금강경강송대회 연혁

 

[불교신문 3742호/2022년11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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