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로 읽는 금강경

이중표 역해/ 불광출판사
이중표 역해/ 불광출판사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
부처님의 원음 바탕으로
산스크리트 ‘금강경’ 해석

“언어가 만든 거짓 관념
부수고 보살의 길로 가라”

<금강경>은 우리나라 불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경전이지만 그 내용은 매우 난해하다. 어쩌면 이 난해함 때문에 <금강경>이 더 많은 관심을 받는지도 모른다. 이는 우리나라에 <금강경>에 대한 해설서가 다양하게 출간된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많은 해설서 가운데에서도 그 원전을 찾아, 쉽게 풀이해 놓은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불교신행단체인 ‘붓다나라’를 설립해 포교와 교육에 힘쓰고 있는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니까야로 읽는 금강경>을 <금강경>이 설하는 언어의 세계와 보살의 길을 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접점을 연구해온 한국불교계 석학인 저자가 초기경전 <니까야>를 통해 대승경전 <금강경>의 핵심을 꿰뚫는다. <금강경>의 탄생 배경, <니까야>와의 연관성을 산스크리트어, 빨리어, 한문 원전의 꼼꼼한 해석을 바탕으로 설명해 주목된다.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금강경’이 설하는 언어의 세계와 보살의 길을 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 ‘니까야로 읽는 금강경’을 최근 출간했다.
이중표 전남대 명예교수가 ‘금강경’이 설하는 언어의 세계와 보살의 길을 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 ‘니까야로 읽는 금강경’을 최근 출간했다.

저자는 먼저 <금강경>이 난해한 이유에 대해 “<금강경>에 자주 나오는 ‘그것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이라고 부른다’라는 형태의 어법이 읽는 이들을 혼란하게 만들어 말 속에서 모순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점을 깊이 통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순된 언어가 따로 있고, 논리정연한 언어가 따로 있다는 생각은 사실 언어에 사로잡혀 생겨난 번뇌이며, 분별심임을 꿰뚫어 보라는 의미다.

저자에 따르면 <금강경>은 우리에게 관념의 세계를 부수고, 지혜를 갖춰 중생을 이롭게 하라고 가르친다. <금강경>이 말하는 지혜는 ‘언어로 만든 거짓 관념에 집착하지 않는 지혜’다. 이는 분별하는 마음을 사라지게 한다. 분별없는 마음으로 자비를 실천하고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한다. 분별심이 없으니 집착도 없다. 그래서 <금강경>은 “보살은 스스로 보살이라는 마음조차 내지 않는다. 애초에 보살이라고 하는 어떤 법(法)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수많은 대승 경전 가운데 가장 일찍 성립한 경전 형태를 ‘반야부(般若部)’라고 일컫는다. 반야부 경전은 반야바라밀을 핵심 주제로 설명한다. 반야바라밀의 의미는 ‘통찰하는 지혜로 저 언덕에 간다’는 뜻인데, 여기서 ‘통찰하는 지혜’가 반야이고, ‘저 언덕’은 열반을 말한다. 즉 반야를 통해 열반에 이르는 방법을 설하는 경전이 반야부 경전이다. 이것을 상징하는 것이 ‘반야용선(般若龍船)’이다. 반야는 괴로운 이 언덕(生死)에서 행복한 저 언덕(涅槃)으로 건네주는 배와 같다.

<금강경>은 방대한 반야부 경전 중에서 비교적 내용이 짧은 편에 속한다. 짧은 내용 속에 방대한 반야 사상을 응축해 담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그래서 이 책은 <금강경>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모두 함께 깨우쳐서 일체중생을 열반으로 이끄는 삶의 추구다.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부른다. 둘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을 제도해도 구제받은 중생은 없음을 아는 것이다. 즉 무아임을 통찰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저자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연기하고 있을 뿐, 시공간 속에서 윤회하는 자아는 없다. 애초부터 태어나서 늙어 죽는 존재는 없다”면서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무아라고 말하며 이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 무명이고, 이러한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 중생”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중생들은 생사윤회라는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생사는 중생들이 자아라는 망상을 고집할 때 나타나는 착각이다. 따라서 이 집착을 버리면 생사윤회는 사라진다. 저자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지만 실제로 구제받은 중생은 있을 수 없다”면서 “그래서 <금강경>은 생사라는 물거품 같은 꿈에서 우리를 깨우는 자명종과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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