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 마음 없이 선행 베풀어야
오직 내가 좋아 선행을 한다면
상대에 보상심리 없기 때문에
대가 바라지 않는 보시바라밀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 이어서 보왕삼매론의 여덟 번째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말라’고 하는 가르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보시와 보시바라밀의 차이를 아시나요? 보시를 다른 말로 ‘기부’라고도 표현할 수 있으니 보시에 대해서는 의문이 없으실 텐데요. 그렇다면 ‘바라밀’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바라밀’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법회 때마다 독송하는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에서의 ‘바라밀’과 같은 단어입니다. 그렇다면 그 뜻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감’이라는 뜻입니다. 이곳은 시기와 질투, 그리고 항상 보답을 바라는 중생들의 세계인 것이고, 저곳은 오직 자비심에 충만해져 있으며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보살들의 세계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어떻습니까? 조그마한 선행이라도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고, 남들이 그에 대해 고마워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상대방도 최소한 이만큼은 해줘야지 그래야 공평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마음으로 선행을 한다면 즉, 보시바라밀이 아닌, 보시만 한다면 오히려 하지 못함만 못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와 같은 대가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시를 한다면 그 선행 때문에 내게 괴로움이 일어나는 씨앗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바라는 마음 없이 여여한 마음으로 보시바라밀을 행한다면 어떨까요? 애초에 남에게 바라는 마음 없이 오직 내가 좋아서 선행을 한다면, 설령 상대방이 고마워하지 않는다거나 투정을 하더라도 크게 마음 상할 일이 없습니다. 보상심리가 전혀 없었기에 상대방에게 실망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보시에 그친 것이 아니라, 보상심리를 전혀 내지 않는 보시바라밀의 마음으로 선행을 베풀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계종의 대표 경전인 금강경에서는 보시를 하는 사람의 마음 자세를 ‘응무소주 이생기심’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보시를 행하는 수행자는 ‘응당 머무름이 없는 그 마음’으로 선행을 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남에게 베풀었다는 생각, 선행을 했다는 생각마저도 다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에 따라 나의 마음도 다칠 일이 없고 상대방도 나의 진심이 전해지기에 더욱 감사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내가 받을 복(福)도 훨씬 크다고 금강경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현실에서는 보시바라밀을 행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대가 없이 오직 주기만 하는 인연, 때론 저도 상처받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저만의 노하우를 알려드리면 저는 남을 도와주기 전에 세 번 다음과 같이 되새겨봅니다. ‘지금 이 행동은 어디까지나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야.’ 실제로 이와 같은 다짐 후에 선행을 베풀었을 때, 설령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저는 크게 마음이 다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보시바라밀을 행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죽고 나서 다음 세상으로 건너갈 때 우리의 재산을 다 가져갈 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저승으로 건너갈 때는 옷에 주머니가 없습니다. 따라서 주위의 사랑하는 전우들에게 그리고 가족과 도반들에게 소소한 선물이라도 베푸는 시간을 가져보심을 어떠실까요? 보시가 아닌 보시바라밀을 통해서 여러분들께서도 한량없는 복을 지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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