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시바 싱 지음, 추미란 옮김/ 불광출판사
시바 싱 지음, 추미란 옮김/ 불광출판사

스리랑카 출신 독일 베스트셀러 작가 시바 싱(Shiva Singh) 작가가 인생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주는 선승(禪僧)과 필부 이야기 모음집 <77>을 최근 펴냈다.

우리 삶에 비단 주머니가 되어줄 짤막한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7할은 선승들의 일화로 구성돼 있고, 나머지 3할은 <장자>, <열자> 등과 같은 동양의 고전에서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의 지혜로운 삶을 그려냈다.

현재 독일에서 살고 있는 저자는 스리랑카에서 태어났다. 남방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에서 태어났지만, 오히려 선(禪)불교와 동아시아의 오래된 철학에 더 관심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읽고 들은 ‘동양의 지혜’ 이야기를 바탕으로 2021년 <행복을 선물하고 싶은 남자>라는 첫 책을 독일어로 독립 출판했다. 이 책은 독립 출판물임에도 그의 지혜를 나눠 갖고 싶은 독일 독자들에 의해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이번에 나온 <77>이 두 번째 발간한 책으로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닷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1년이 넘어서도 순위를 유지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독일에서 불교나 동양의 지혜를 담고 있는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왜 자기들과는 일면식도 없었던 타국의 젊은 작가가 모아놓은 ‘동양의 지혜’가 독일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을까.

이 책은 각각의 이야기들에 대한 자세한 해설도 없고 평(評)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들의 삶을 엿보며 자신이 느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하지만 독자들은 선사들의 짧은 일화를 통해 때로는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들을 잊어버리고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고, 동양의 고전이나 지혜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은 내가 있는 곳의 맞은편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곳에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된다.

물론 인생은 레고나 테트리스처럼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가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절망하거나 혹은 자주 길을 잃고 헤매기 마련이다. 이럴 때 정말 필요한 것은 한발 물러서 바라보는 지혜다. 이 책에는 이렇게 삶을 원근법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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