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종단 교역직 및
중앙종회의원 대거 참가하며 높은 관심
호남 교구본말사 비롯 재가불자도 결집
순례 대중 대흥사 일대 10km 행선하며
전쟁 종식 기원...월정사 2차 순례 이어가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해남 땅을 적시던 비가 잦아들고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부서진다. 흐린 구름 속 감춰 있던 구림구곡(九林九曲)’ 절경이 그제야 모습을 드러낸다. ‘봄이 길게 머무른다는 장춘의 춘백을 따라 두륜산으로 접어드는 길, 사찰에서 보기 힘든 이색적 느낌의 우크라이나 국기 행렬이 시선을 잡는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을 필두로 가사를 수한 스님 뒤를 따라 걷는 500여 명 인파. 전쟁으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하는 우크라이나에 평화의 씨앗을 심기 위한 희망의 걸음들이다.

한국불교 중흥을 발원하며 전국을 걸었던 상월선원 만행결사가 또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2019년 시작된 위례 천막결사와 자비순례, 삼보사찰 천리순례에 이어 이번엔 평화순례다. 우크라이나에도 따뜻한 봄이 찾아오길 바라며 걸음걸음에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원력을 담아 평화의 씨앗을 심는 일. 순례 첫 시작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해남 대흥사다.

연록의 봄 기운을 가득 품은 323, 대흥사 매표소 앞 구림리 잔디구장은 서울 경기, 전남, 경북, 부산 등 각지에서 올라온 인파로 활기가 돌았다. 상월선원 만행결사를 이끌고 있는 회주 자승스님이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대흥사 조실 보선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범해스님,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덕문스님, 대흥사 동국선원 선덕 정찬스님, 대흥사 회주 월우스님, 동국대 이사장 성우스님, 동국대 건학위원장 돈관스님, 은해사 주지 덕조스님, 송광사 주지 자공스님,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 대흥사 주지 법상스님 등 호남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과 종단 주요 소임자 스님들이 대거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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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순례에 앞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순례 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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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 교역직 스님들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원들도 행렬에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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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참배 후 산문을 나오고 있는 순례단. 스님 뒤로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 각지서 온 신도들 모습이 보인다.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은 이번 평화순례에도 선두에 서 순례단을 이끌었다.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대흥사로 들어서고 있는 스님들.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우크라이나 출신 동국대 학생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꽃공양을 올렸다.

총무원 기획실장 법원스님, 호법부장 현민스님, 교육부장 서봉스님, 불교신문 주간 오심스님 등 교역직 스님들은 물론 중앙종회 부의장 만당스님을 비롯한 중앙종회의원들도 대열에 섰다. 윤성이 동국대 서울캠퍼스 총장, 이영경 경주캠퍼스 총장 등 학교법인 동국대와 동국대 의료원, 김영석 포교사단장을 필두로 한 지역 포교사단과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담양 용흥사, 용인 대덕사 등 전국 각지서 모였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영배 국회의원,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명현관 해남군수 등도 직접 걷기 참여하며 공감과 격려 인사를 전했다.

걷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발원문부터 외웠다. 참가자를 대표해 백종남 제22교구 신도회장은 “‘전쟁은 또 다른 전쟁의 씨앗이라는 부처님 말씀을 잊고 존엄한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이 평화의 땅을 휩쓸고 있다우리는 이제 함께 하는 인류애로 피와 눈물로 얼룩진 우크라이나의 아픔을 위로하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리 사는 이 땅이 부처님의 깨끗한 마음 나라이고 우리 사는 세상이 차별 없는 자유와 평화의 나라라면 슬픔과 화염 속의 우크라이나 국민들 역시 슬픔과 비탄 속에서 사랑과 행복을 새로 보게 하시고 절망과 공포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다시 얻게 하소서라며 우리는 인류평화의 길을 굳게 믿어 강한 나라 약한 나라, 분별과 차별이 없도록 일심 발원하고 그들과 함께 가겠다고 발원했다.

대흥사 주지 법상스님도 서로의 이익과 진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생명들이 위협받고 억압받으며 힘겨운 날을 보내고 있다전쟁의 환란이 종식되길 간절히 서원하며 다툼 없는 세상을 발원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걸음을 내딛자고 화답했다.

구림리 광장에 일렬로 선 500여 명 참가자들은 대흥사 산책로를 따라 피안교를 건넜다. 비가 잦아들기 시작할 때 즈음엔 일주문을 지나 부도전에 다다랐다. 아홉 번 굽이 계곡을 따라 대웅전 경내지에 도착한 뒤엔 조실 보선스님 안내로 대흥사 참배도 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반알렉산드라, 스니자나, 체코 출신의 젠 등 동국대 학생들은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부처님께 꽃 공양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가족이 있다던 스니자나 학생은 뉴스로 소식을 접하며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응원을 해준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같은 교환학생이 고통 받는 모습을 보여 이번 순례에 꼭 참가하고 싶었다는 젠 학생은 국가도 종교도 다르지만 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경험을 한 것 같다한국의 많은 스님들과 함께 걸었다는 것도 놀라운 경험인데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걷기라는 점에서 또 한번 놀랐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대흥사 참배를 마친 뒤 출발지인 구림리 광장까지 총 10km 구간을 걸었다. 108염주 등 저마다 수행 도구를 지참하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묵언 행선을 이어갔다.

코로나로 인해 점심 공양이 제공되지 않아 새벽부터 부산스레 도시락을 만들어온 신도들도 눈에 띄었다. 용인 대덕사 신도 김영심 씨는 비가 내려 걱정이 많았는데 우리 마음을 하늘이 알아주듯 금세 볕이 내리쬐 신기했다오늘 우리의 기도가 전해져 우크라이나에도 하루빨리 따뜻한 봄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순례 회향은 전쟁으로 허무하게 스러져간 생명들을 추모하며 입정에 드는 것으로 대신했다. 입정에 들기 전 상월선원 만행결사 총도감 호산스님은 “회주 자승스님은 강한 나라 약한 나라 또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우크라이나의 고통이 우리의 고통이고 우크라이나의 행복이 곧 우리의 행복이라 했다”며 “전쟁의 고통속에 있는 난민들이 희망 속에서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모두 함께 전쟁의 희생자들이 극락왕생하길 발원하자”고 했다.

상월선원 평화순례는 대흥사를 시작으로 월정사, 백양사로 이어진다. 걷기 처음과 끝을 함께한 대흥사 조실 보선스님은 순례단의 앞날에 “이 걸음걸음이 우크라이나는 물론 내 안에 자리 잡은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의 씨앗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으며 포교원장 범해스님도 “서산대사 구국의 정신이 살아있는 오늘 이 호국 도량에서의 기운이 세계 평화를 위한 염원으로 널리 순환되길 믿어 의심치 않다”고 했다.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순례단을 환영하는 대흥사 조실 보선스님.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순례 참가 대중이 대웅전 앞에서 평화 기도를 올리고 있다.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봉은사 템플스테이 체험 참가자도 걷기에 함께 했다.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회주 자승스님이 대흥사 주지 법상스님에게 상월결사를 상징하는 죽비를 전달했다. 죽비3타를 하고 있는 법상스님(왼쪽).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산문을 나오고 있는 순례단 모습.
상월결사 평화순례 첫 시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사진 오른쪽)을 선두로 500여 명 참가자들이 걷기 순례에 나섰다. 사진 왼쪽으로 우크라이나 출신의 동참자가 보인다.
평화순례 회향 후 담소를 나누고 있는 회주 자승스님과 대흥사 조실 보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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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대웅전 앞 참배하는 순례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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