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가 사랑을 의심할 때

다니엘라 베른하르트 지음, 추미란 옮김/ 불광출판사
다니엘라 베른하르트 지음, 추미란 옮김/ 불광출판사

“사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30여 년간 독일 정부 공인 심리치료사이자 소통 전문가로 활동해 온 다니엘라 베른하르트가 사랑에 아파하는 수많은 연인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호소다. 이 한 문장에 주목한 그가 내린 결론은 사랑도 번아웃에 빠진다는 것이다.

번아웃이란, 스스로 이상적인 목표를 향해 과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무기력과 우울, 자기혐오, 절망감에 빠지는 스트레스 상태를 말한다. 이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잘못된 판단과 행동, 후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니엘라 베른하르트는 최근 펴낸 <당신의 뇌가 사랑을 의심할 때>에서 “관계 회복에서 가장 시급한 건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고치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에너지를 되찾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나’의 완벽주의, 그로 인한 비관주의와 이타주의 등 그동안 뇌의 생각습관에 따라 자동 반응해 온 잘못된 사고방식과 부정적으로 조작된 기억 체계를 전환하고, 그로써 번아웃을 치유하는 것에서부터 관계 회복이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노력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수록 상대는 지쳐가고 사랑은 멀어져만 가고, 이쯤 되면 관계 번아웃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수많은 내담자들의 치유 사례 분석을 토대로 한 50여 가지에 이르는 관계 위기 ‘자가 진단법’과 이에 따른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해결법을 풍부하게 제시한다. 특히 사랑이 왜 변하고 식어 가는지 그 과정을 뇌과학적으로 밝혀내고, 감성에서 이성으로 흘러가는 사랑의 속도를 단계적 솔루션으로 안내한다. 여기에 자신이 번아웃 상태인지 아닌지, 혹은 번아웃의 어느 단계에 와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한 자가 진단법과 구체적인 해결법도 담았다.

이처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전문가의 상담 없이도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자 했다. 어쩌면 그 어느 문제보다도 사적이어서 털어놓기 꺼려진다 하더라도 저자의 기발하고 실용적인 아이디어와 진지하지만 쉽고 위트 있는 시도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두 번째 진짜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커플은 물론 변해 버린 사랑에 고통 받고 있는 연인, 마음은 식어 가고 있지만 권태를 극복하려는 용기 있는 자들을 위한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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