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저 끝을 바라보면

장효성 지음/ 도반
장효성 지음/ 도반

장애인 불자들의 모임인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가 감성시집 7집으로 장효성 시인의 <이곳에서 저 끝을 바라보면>을 최근 출간했다. 장효성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젊은 시절부터 현재까지 쓴 시 들을 통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부모형제, 벗과 이웃에 대한 기다림과 그리움을 담았다. 그리고 중중뇌병변 장애인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그렸다.

“당신을/ 잊지 않기 위해/ 구석에서/ 홀로 고독해야 했습니다/ 마음 놓고/큰 소리로 불러 보지도 못하고/가슴 속으로만 불러/ 눈물조차 삼켜야 했던/ 지난 20여 년의 세월…어릴 적/ 만들어 주시던/ 그 계란말이를/ 아직/ 한 번도 구경도 못 해/더욱 오금이 저리지만/ 기다리렵니다/ 저에게/ 당신은 너무도 크지만/ 전부는 아니므로, 그리고 믿으렵니다/ 고향같이” (시 ‘어머니’ 중에서)

시인에게 어머니의 존재가 너무 크지만 고향이 그렇듯 전부는 아니라고 표현했다. 이는 시인의 그리움이 얼마나 큰지를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또한 시 ‘삶의 단상’에서는 기다림을 자기와의 처절한 인고의 싸움 아닌 것이 없다고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책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읽는 속도도 느렸다. 더구나 얼마 전 왼쪽 눈은 망막박리, 오른쪽 눈은 백내장 수술을 해 책을 조금만 읽어도 눈물이 흐르기 때문에 여간 조심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시인은 “중증장애인이 이런 생각, 이런 느낌으로 살아왔다는 걸 독자 한 분만이라도 알아주시기를 바라며 이 시집을 떨리는 마음으로 독자들 앞에 펼친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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