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진관사 제4회 사찰음식 학술세미나
‘서울지역 사찰의 전통공양간과 음식문화’

서울 진관사는 11월20일 '서울지역 사찰의 전통공양간과 음식문화'를 대주제로 제4회 사찰음식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한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사찰 전통공양간의 특징과 보존 가치'를 주제로 기조발표하는 모습.
서울 진관사는 11월20일 '서울지역 사찰의 전통공양간과 음식문화'를 대주제로 제4회 사찰음식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한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사찰 전통공양간의 특징과 보존 가치'를 주제로 기조발표하는 모습.

사찰의 전통 공양간도 현대식으로 바뀌었지만,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의 범람을 막는 마지막 보루라는 측면이 눈에 띈다. 또 민가의 현대식 부엌에서는 의례의 기능을 탈락시켰으나, 사찰 공양간은 전통이건 현대식이건 여전히 조왕불공을 드리는 의례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의 편리성을 취했으나 의례성을 지켜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여전히 보존 가치가 있다.”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전북대 명예교수)1120일 서울 진관사 한문화체험관 지하 1층 컨벤션홀 흙다움에서 열린 4회 사찰음식 학술세미나에서 사찰 전통공양간의 특징과 보존 가치를 주제로 한 기조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한 원장은 이어 진관사의 경우, 전통의 부엌이든 현대화된 부엌이든 공양간의 정신을 잘 보존하고 있다면서 “‘음식은 곧 인격이며 최고의 양념은 마음이라는 말이 살아있는 이 사찰에서는 공양간이 자비와 지혜의 공간으로서 전승돼야 한다는 믿음으로 조왕불공의 공덕을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열렸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열렸다.

서울지역 사찰의 전통공양간과 음식문화를 대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세미나는 서울지역 사찰 대방(大房) 건축물의 역사 및 현황을 비롯해 대방에 부속돼 있는 전통공양간을 중심으로 사찰음식문화를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그동안 대웅전과 극락전 등 주요전각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데다가 대방과 공양간, 그리고 사찰음식은 한 공간에 있었음에도 한 자리에서 다뤄지지 못했다.

게다가 서울지역 사찰에서는 대방과 전통공양간 상당수가 사라져서 사찰음식만 남았을 정도로 유기적인 연속성은 거의 끊어진 상태인 만큼 대방을 중심으로 공양간의 음식문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이번 학술세미나 개최 의미는 남달랐다.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은 서울지역 전통사찰의 음식문화 전승양상과 특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서울지역 60개 전통사찰 가운데 대중공양의 전승기반을 어느 정도 갖춘 사찰 11(미타사, 백련사, 보문사, 봉원사, 봉은사, 승가사, 진관사, 청량사, 청룡사, 화계사, 흥천사)을 조사대상으로 삼고 사찰 음식문화의 전승 양상을 살펴봤다.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이들 사찰을 조사한 구 소장은 인적 구성, 공양간, 대방, 발우공양, 음식 등 5가지 요소로 분류해 특성을 도출해냈다. 인적 구성측면에서 대부분 사찰에서 후원 소임의 스님이 없고, 특히 5개 비구 사찰의 경우 식단부터 조리까지 재가자가 전담해 비구·비구니 사찰간의 차이가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사찰에서는 궁중음식과 반가음식의 영향으로 일상음식과 의례음식이 두루 나타나지만 진관사를 제외하고 사찰음식의 체계적인 전승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발우공양은 모든 사찰에서 했지만 현재는 3개 사찰만 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 소장은 사찰 후원에는 대방을 비롯해 공양간과 전통 구조물들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이에 대한 연구조사의 활성화와 함께 물리적 공간을 무형의 문화와 함께 읽어내는 작업이 꾸준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진관사 산사음식연구소장)‘1960년대 진관사 공양간 살림-지출결의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논문에서 당시 진관사 대중들이 어떻게 대중살림을 살았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김성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장은 서울지역 사찰 대방 건축 내 공양간의 구조와 특징 고찰을 주제로 한 논문을 19세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서울지역 사찰에 건립된 대방을 대상으로 공양간 구조와 특징을 분석 고찰했다.

신은미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은 ‘19세기말 20세기초 조왕신앙과 조왕도논문을 통해 19세기 말 이후 조성돼 사찰공양간에 봉안된 조왕도의 유형과 구성, 조상특징 등을 소개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가 열린 한문화체험관은 진관사가 천년의 지혜를 일반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건립됐다. 지하1층부터 지상3층까지 4개의 공간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을 주제로 구성됐다. 지하1층은 컨벤션홀 흙다움, 지상1층은 명상카페 물다움, 2층은 진관사 산사음식 빛다움, 3층은 명상 및 다도 아름다움으로 조성돼 있다.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김성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장이 '서울지역 사찰 대방 건축 내 공양간의 구조와 특징 고찰'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
김성도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장이 '서울지역 사찰 대방 건축 내 공양간의 구조와 특징 고찰'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했다.
신은미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은 '19세기말~20세기초 조왕신앙과 조왕도'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신은미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은 '19세기말~20세기초 조왕신앙과 조왕도'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문을 열고 이날 세미나 장소로 활용된 진관사 한문화체험관 전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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