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 평전

박원자 지음, 원각스님 감수/ 조계종출판사
박원자 지음, 원각스님 감수/ 조계종출판사

조계종 10대 종정 역임한
한국불교 대표하는 대선사
탄신 101주년 기념 ‘평전’

“시대적 아픔 극복과 번뇌
그 해결책을 제시한 스승”

“사람으로 태어나 가장 잘 사는 길은 공부하다 죽는 것이다. 한 물건을 깨닫는 공부가 참선이다. 이 공부가 대자유인이 되게 하며 영원한 행복으로 이끈다. 영원히 사는 길이 이 공부에 있다.”

조계종 제10대 종정을 역임하며 서릿발 같은 가르침으로 일생을 사부대중을 이끈 혜암당 성관대종사(1920~2001). 동국대 역경위원을 역임하고 30여 년 동안 출가수행자들의 생애와 수행에 대한 글을 써온 박원자 불교전문작가가 혜암스님의 탄신 101주년을 맞아 한국불교의 기둥이 된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혜암 평전>을 최근 펴냈다.

박원자 불교전문작가가 혜암스님의 탄신 101주년을 맞아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벽산 원각대종사의 감수 아래 한국불교의 기둥이 된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혜암 평전'을 최근 펴냈다.
박원자 불교전문작가가 혜암스님의 탄신 101주년을 맞아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벽산 원각대종사의 감수 아래 한국불교의 기둥이 된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혜암 평전'을 최근 펴냈다.

‘혜암’이라는 법호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공부하다 죽어라”라는 말은 불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평생을 장좌불와(長坐不臥)하고 하루 한 끼만 먹으면서 후학들과 함께 용맹정진했던 혜암스님의 모습이 대중의 기억에 무섭도록 깊게 각인됐기 때문이다. 스님이 생전에 얼마나 수행을 강조했는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님의 제자들은 스승이 세상에 남긴 이 금과옥조와도 같은 말을 원당암 미소굴 옆 대형 석조 죽비에 새겨놓았다. “공부하다 죽는 일이 가장 수지맞는 일”이라며 죽는 날까지 수행을 멈추지 않았던 가야산 정진불이 바로 혜암스님이다. <혜암 평전>의 감수를 맡은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벽산 원각대종사는 “혜암대종사의 일백년은 한국불교 근현대사를 관통하면서 수행자로서 치열한 삶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후학들에게 남겼다”면서 “시대적 아픔 극복과 개인적 번뇌 소멸 그리고 사회구제를 위해 선종적 방법으로 그 해결책을 제시한 이 시대의 스승이었기 때문”이라고 혜암스님을 회고했다. 이어 “은사이신 혜암대종사의 탄신 101주년에 즈음하여 선사의 삶과 수행 여정이 오롯이 담긴 평전을 출간하게 됐다”고 출간 의미를 전했다.

혜암스님은 평소 “수행자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해서 맡은 바 일을 성실히 하면 바로 그것이 자기를 지키는 일이요 도인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당부는 수행자는 물론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 모두가 따라야 할 삶의 수칙으로 삼을 만 하다. 매일 아침 눈 뜨면 어제의 나는 죽은 것,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오늘 밤 눈 감을 때까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보내야 한다. “목숨을 내놓고 정진하라”, “공부하다 죽어라” 등 혜암스님의 서슬 퍼런 일갈은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매일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혜암스님의 일상을 기억하는 이들의 말을 통해 대쪽 같이 한결 같은 수행자이면서도 한없이 따뜻하게 만물을 대하는 스님의 맑은 일상을 눈앞에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주위를 깨끗이 하고, 시간이 나면 호미를 들고 밭을 일구고, 일체중생을 꽃이라 하며 항상 미소 짓고 계셨다는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진으로 남아 있는 스님의 생전 모습과 당시의 사찰 근황을 볼 수 있으며, 변화가 있는 곳은 현재의 사진을 실어 이해를 도왔다. 이 책이 근현대 한국불교 역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부분이다. 저자는 “스님의 삶을 글로 쓰면서 비로소 깨달은 후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알았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면서 “미혹 속에 빠져있는 중생들을 깨우치려 했던 스님의 노력을 마주하면서 정진하는 삶만이 생명의 존엄을 드러내는 일임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조계종 종정, 원로회의 의장, 해인총림 방장 등을 역임한 혜암스님은 성철스님, 법정스님에 이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선사로 꼽힌다. 봉암사 결사부터 1994년 종단개혁, 1998년 분규 해결 등 종단 역사의 현장에서도 항상 중심을 잡았다. 대쪽처럼 곧고 서릿발처럼 날카로운 성품의 혜암스님은 평소 다섯 가지 엄격한 가르침을 강조했다. “공부하다 죽어라.” “밥을 많이 먹지 말라.” “안으로 공부하고 남을 도우라.” “주지의 소임을 맡지 말라.” “일의일발(一衣一鉢)로 청빈하게 살라.” 등 스님의 가르침은 여전히 모든 불자의 수행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한편 조계종출판사는 4월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혜암 평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혜암 평전> 편찬위원회 위원 대오스님과 저자인 박원자 작가가 참석해 출간의 의미를 전했다.

조계종출판사는 4월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혜암 평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조계종출판사는 4월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혜암 평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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