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판문점 선언 3주년…종교 수장들 “조속한 평화 발원” 한목소리

4·27 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을 비롯한 국내 종교 지도자들이 한 데 모여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발원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과 함께 4월27일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북단 DMZ 통문 앞에서 ‘4.27 남북정상회담 3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3년 전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를 약속했던 ‘4.27 판문점 선언’의 실천 의지를 높이고,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회복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판문점 선언 3주년 관련 정부 차원의 공식 행사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종교계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앞장섰다는 점이 의미를 더한다.

‘평화를 위한 협력, 다시 시작합시다’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행사엔 KCRP 대표회장 원행스님과 각 종교계 수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등이 자리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KCRP 대표회장 원행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지 3년이 되는 날이지만, 현재 모두의 마음속에 공허함이 가득하다”며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성찰과 반성을 통해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행스님은 정부에 “뭇 생명이 살아가는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북과 진심 어린 소통을 할 것”을, 국민들에겐 “‘아당안지(我當安之)’하는 마음으로 포용하는 마음자세를 견지할 것”을 각각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원행스님은 “우리가 분단을 극복하려 힘쓰는 이유는 남북 대치로 인한 고통이 있기 때문”이라며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구하는 노력이 있는 기다림은 언제나 늦지 않듯이, 오늘 기념행사가 서로의 마음을 다잡아 평화를 위해 반 발짝 더 나가려는 계기가 되길 소원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정부는 ‘흔들리지 않는 평화의 토대’가 되어 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등을 추진하겠다”며 “판문점선언 등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KCRP를 비롯한 참석 단체들은 공동으로 남과 북의 당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남북의 양 지도자는 4.27 회담 초심으로 돌아가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며 “이와 함께 판문점 선언, 9.19공동선언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협의기구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밖에도 △대화 분위기를 방해하는 어떠한 언행도 자제할 것 △남북 당국은 민간차원에서 진행해 온 교류협력을 더 이상 막지 말고 그 빗장을 풀 것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미국, 중국 등 관련 국가들은 전폭적 지지를 보내 줄 것 등을 요청했다.

아울러 기념식에 참석한 이들은 ‘판문점 선언 이행’ ‘남북협력 재개’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조속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