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이 3년여 동안 한 땀 한 땀 옻칠과 전통 자개로 조성한 반구대 암각화 작품을 4월 24일 서운암 장경각 앞에서 대중에게 공개하고 전시에 들어갔다.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을 모델로 형상화한 두개의 작품은 특이하게 50cm 깊이의 수중에 잠긴 상태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작품의 크기는 반구대 암각화가 4m30cm X 7m86cm, 천전리 각석이 3m30cm X 9m30cm로 실물 크기의 암각화와 1대 1의  비율로 제작됐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과 주지 현문스님을 비롯한 산중 스님들과 내빈 등 관람객들이 수중전시되고 있는 암각화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과 주지 현문스님을 비롯한 산중 스님들과 내빈 등 관람객들이 수중전시되고 있는 암각화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천전리 각석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천전리 각석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7000년 전 형성된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태화강 지류에 해당하는 대곡천변의 깎아지른 절벽에 너비 약 8m, 높이 약 3m 가량의 판판한 수직 암면에 그림이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으며, 주변 10곳의 암면에서도 소수의 그림이 발견되고 있다.

그림은 주제에 따라 크게 사람의 전신(全身)이나 얼굴을 표현한 인물상(人物象)과 바다와 육지동물을 표현한 동물상(動物象), 배나 부구(浮具)와 같은 수렵이나 어로와 관련된 도구상(道具象), 그림의 주제나 형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미상(謎象)으로 구분된다.

동물 그림에서는 고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그림으로 평가되고 있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은 “이번 전시회는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7000년 전의 시간을 현대의 미술작품에 옮겨와 재해석하고 음미하고 인식해 본다는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전복 껍질이 원료인 자개를 수중에서 얻을 수 있는 보석”이라고 표현하고 “이 보석을 별처럼 작품에 그려 넣어 우주를 만들었는데, 이는 마치 7000년 전 암각화를 우주로 형상화 한 것과 같으며, 이 우주를 다시 수중에 넣었으니 물과 하늘이 둘이 아닌 이치를 나타내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중전시 라는 독특한 형태로 전시되고 있는 암각화 작품은 생명의 근원인 물이 주는 편안함과 물결의 일렁임으로 굴절되는 빛의 조화가 더해져 신비로운 분위기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또한 나전칠기 기법으로 제작돼 검은색 바탕에 선명하게 대비되는 흰색과 화려한 색상의 그림들도 작품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다.
 

수중전시라는 독특한 방식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수중전시라는 독특한 방식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과 전 주지 정우 스님이 작품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과 전 주지 정우스님이 작품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은 "수중 전시라는 발상을 할 수 있다는 자체에 놀랐다."며"방장스님은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로 후학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신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은 "수중 전시라는 발상을 할 수 있다는 자체에 놀랐다."며"방장스님은 끊임없는 연구와 시도로 후학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신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작품을 감상한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도 “옻칠 자개 작품을 수중에 전시한다는 이런 구상을 했다는 자체가 경이롭다”며 “산중의 어른인 방장스님께서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전통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모습에 방문객들이 불교와 예술을 바라보는 안목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후학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의 바탕이 되는 판은 건칠기법으로 두꺼운 삼베 7장을 덧 붙혀 만들었는데 한 장 한 장 매번 결을 달리해 옻칠을 한 후 건조하는 과정을 통해 견고함을 극대화 시켰다.

성파스님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마치 철판과 같은 강한 재질의 판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개로 문양을 한 땀 한 땀 붙혀 가며 3 년이라는 인고의 시간 동안 작품을 완성했다.

전시 개막일에 참석한 통도사 주지 현문스님과 전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스님, 통도사 강주 인해스님, 총무국장 종현스님, 통도사성보박물관장 송천스님 등 산중 주요 스님들과 문화, 예술계 학자들, 지역 정치인들을 비롯한 관람객들도 옻칠 자개 작품의 수중전시라는 독특한 방식에 감탄을 연발했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은 “이번 작품전을 통해 7000년 전 만들어진 암각화의 뛰어난 예술적 가치와 이것이 우리민족의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는 긍지를 가짐과 동시에 뛰어난 방충과 방습성 등으로 수중 전시도 가능하게 하는 옻이라는 미술재료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각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은 서예, 도자기, 옻칠 민화, 건칠 조형물 등을 조성하며 전통을 바탕으로 새롭고 창의적인 문화예술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팔만대장경 각 한 벌을 도자판 두벌로 만든 16만 도자대장경을 21년간 작업해 장경각에 봉안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와 문화와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후학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의 관람객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이 관람객들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사진 촬영에도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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