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제주의 봄을 기억하고 추모한 스님들…“이제 억울함 풀고 극락왕생 하시길”
올해도 제주의 봄을 기억하고 추모한 스님들…“이제 억울함 풀고 극락왕생 하시길”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1.04.03 16:26
  • 호수 36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 4.3사건 73주년 희생자 추모재 봉행
4·3특별법 전면 개정안 통과 이후 열려 ‘의미’
사회노동위원회는사회노동위원회는 4월3일 서울 서대문형무소공원 내 옥외공간에서 ‘제주 4·3사건 73주년 희생자 추모재’를 봉행하며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추모 의식 모습.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4월3일 서울 서대문형무소공원 내 옥외공간에서 ‘제주 4·3사건 73주년 희생자 추모재’를 봉행하며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추모 의식 모습.

70여 년 전, 유난히 잔혹했던 제주의 봄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스님들의 기도가 올해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스님)는 4월3일 서울 서대문형무소공원 내 옥외공간에서 ‘제주 4·3사건 73주년 희생자 추모재’를 봉행하며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해방 직후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한 전개된 한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꼽힌다. 이념 갈등은 결국 폭력적으로 번졌고, 당시 제주 인구의 10%인 3만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기록됐다.  

4·3 사건은 불교계에도 커다란 아픔으로 남아있다. 당시 무차별한 살상에 못이긴 주민들은 정신적인 의지처인 사찰로 피난할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고스란히 불교계에 피해를 줬다. 제주불교의 중심인 관음사가 전소되는 것을 비롯해 40여 개 부처님 도량이 훼손됐고, 16명 이상의 스님이 총살 당하거나 수장, 고문 후유증 등으로 입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사회노동위는 이날 정성 가득한 추모 기도를 봉행하며 스님들을 비롯해 4·3사건으로 희생당한 모든 이들의 억울함을 달래줬다. 

특히 이날 추모재 지난 2월 희생자 명예회복과 피해보상 방안이 담긴 ‘제주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그간 종단은 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제주 4·3의 참상을 알리고 추모 활동과 위령재를 봉행하며 특별법 전면 개정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제주4·3사건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모습.
제주4·3사건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넋을 위로하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모습.
사회노동위원장 지몽스님은 "제주 4·3이 더 이상 과거의 뼈아픈 고통에 머물러 있지 않고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회노동위원장 지몽스님은 인사말에서 “21년 만에 특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한층 더 명확하고 완전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게 됐다”며 “이는 희생자 유가족과 제주 도민들의 간절한 서원과 사회 각계각층의 관심과 노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몽스님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지만, 추진 중인 모든 일이 원만하게 진행돼 3만 여 명의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8만 여 유가족들이 마음의 짐을 벗을 수 있길 기도드린다”며 “이를 통해 제주 4·3이 더 이상 과거의 뼈아픈 고통에 머물러 있지 않고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재는 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 이수자 동환스님 등 4명의 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불보살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바라춤과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화청 의식 등이 이어졌다. 봄비치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봉행됐다.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예를 올리며 고혼들의 넋을 기렸다. 

사노위, 4월23일~25일 제주 현지서 '추모 순례기도'

한편 사회노동위원회는 이날 추모재에 이어 오는 4월23일부터 25일까지 제주도 서관음사지를 비롯해 용장사지·원천사지·극락사지·귀이사지·고운사지·보광사지 등에서 희생된 스님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천도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일제강점기 유입된 왜색불교를 정화하며 근대 제주불교의 부흥을 위해 활동한 많은 스님들이 4·3사건으로 희생되셨지만, 스님들의 경우 유가족 등 후손이 없는 경우가 많아 피해 상황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물론 진상규명도 미미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스님들을 비롯한 불교계의 피해 회복과 진상규명 등을 발원하며 매년 사회노동위는 4·3사건 유적 사찰 등을 순례하며 추모재를 지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추모 의식은 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 이수자 동환스님 등 4명의 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이날 추모 의식은 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 이수자 동환스님 등 4명의 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예를 올리며 고혼들의 넋을 기렸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예를 올리며 고혼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추모재는 불보살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바라춤과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화청 의식 등이 진행됐다.
이날 추모재에선 불보살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바라춤과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화청 의식 등이 진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우)03144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67(견지동), 전법회관 5층 불교신문사
  • 편집국 : 02-733-1604
  • 구독문의 : 02-730-4488
  • 광고문의 : 02-730-4490
  • 사업자등록번호 : 102-82-02197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06446
  • 창간일 : 1960-01-01
  • 등록일 : 1980-12-11
  • 제호 : 불교신문
  • 발행인 : 원행스님
  • 편집인 : 정호스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여태동
  • Copyright © by 불교신문. 기사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