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경 독송하면 재난 벗어나고 행복 불러온다”

현암스님
현암스님

대망의 2021년이 시작됐다. 작년 한 해는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역시 코로나로 새해를 열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기원해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무리 세다고 할지라도 지구상에 인간보다 더 센 존재도 없다. 인간들이 탐욕에 빠지고 종종 미련하여 답이 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성숙한 지성에서 생겨나는 지혜의 등불이 인류에게 닥친 이 고난을 극복하리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그러한 희망을 지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COVID-19)는 지금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고, 매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채우고 있다. 여전히 녀석은 사그라지지 않고 맹위를 떨치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되어 팬데믹으로 확산된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면을 변화시켰다. 코로나가 안겨준 새로운 시대를 뉴노멀(New Normal)이라 칭하고 인간들은 적응해 가려 하지만 뉴노멀은 안정화된 특정 양식이 아닌 요동치는 새로움이다. 뉴노멀은 또 다른 뉴노멀을 낳고 있어서 무엇을 뉴노멀이라고 규정하는지도 알기 어렵다.

이러한 혼돈 속에서 많은 이들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다양한 원인 분석과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그 많은 다른 해법이 나와 있기에 여기서는 코로나를 대처하는 불교적 해법을 다루고자 한다. 불교 가운데서 부처님의 원음을 많이 전하고 있는 초기불전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원인과 대처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불교적 분석과 해결책은 인간 심리와 연결되어 있기에 다른 사상이나 학문보다 좀 더 근원적이라 할 수 있다. 불교적 해법을 찾기 위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이 중심이 된 불교 수행의 검토가 중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라는 위협의 불길은 너무나 직접적이어서 여기서는 우선으로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불교적 대응책을 살피고자 한다. 

초기불전에는 현존하는 직접적 위험을 몰아내는 경전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전들은 빠릿따(Paritta)라고 불리는데 <보호주(保護呪)>, 호주(護呪), <수호경(守護經)>, <보호경(保護經)> 등으로 번역되고 있다. 빠릿따는 주문(呪文)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특정 단어나 문장에 특별한 힘을 인정하는 주문(mantra)과는 성격이 다르다. 빠릿따는 말 자체가 아닌 그것이 가지는 의미가 특별한 힘을 지닌다고 한다. 빠릿따는 그것을 독송하면 재난에서 벗어나고 장애를 물리치며 행복을 불러온다고 하는데 모두가 경전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보호경>으로 부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보호경>은 특별한 권능을 지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위험을 몰아내고 보호한다. 둘째, 모든 재난 혹은 어떤 어려움에서도 보호를 가져온다. 셋째, <보호경>이 가지는 크나큰 권능으로 모든 어려움, 재난, 두려움으로부터 존재들을 보호한다. 이처럼 <보호경>이 가지는 권능은 대단하다. 이처럼 특별한 이익을 가져오는 <보호경>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보호경>을 따로 모아서 만든 책이 <짜뚜바나와라빠알리(Catubhānavārapāli)>인데 여기에서 24가지 <보호경>을 추려서 스리랑카에서 독송을 많이 한다. 미얀마에서는 11개의 <보호경>을 <대 보호경(Mahā paritta)>이라 부르며 거의 매일 사원과 불자들의 집에서 독송하고 있다. 
 

자애경은 축복경, 보배경과 함께 가장 많이 사랑받는 ‘보호경’에 속한다. 기근과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중생을 보호하기 위한 경으로 예부터 많이 독송됐다. 사진은 지난 2020년 2월23일 용인 법륜사 스님들이 산문을 폐쇄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애경’ 독송기도를 올리는 모습.
자애경은 축복경, 보배경과 함께 가장 많이 사랑받는 ‘보호경’에 속한다. 기근과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중생을 보호하기 위한 경으로 예부터 많이 독송됐다. 사진은 지난 2020년 2월23일 용인 법륜사 스님들이 산문을 폐쇄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애경’ 독송기도를 올리는 모습.

가장 많이 알려진 ‘자애경’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보호경>은 <자애경(Mettā Sutta)>을 들 수 있다. <자애경>을 비견하자면 우리 불자들이 많이 독송하는 <천수경(千手經)>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애경>은 나쁜 신들의 위해로부터 지켜주고 모든 존재에게 두루 자애의 마음을 펴는 경전이다. <자애경>을 독송하게 되면 편하게 잠들고 악몽도 꾸지 않게 되는 등의 많은 이익이 있다. 자애경 만큼 많이 독송하는 또 다른 <보호경>을 들자면 <보배경(Ratana Sutta)>이 있다. 지금과 같은 팬데믹(Pandemic)에 대처하는 <보호경>을 직접 꼽자면 이 <보배경>이 될 것이다. 

부처님 당시에도 지금과 비슷한 팬데믹이 있었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은 아니었으나, 부처님 당시 웨쌀리(Vesāli, ‘베살리’ ‘웨살리’)라는 도시에 심한 가뭄이 들어서 여러 가지 기근과 역병이 돌았다. 또한, 악귀들이 도시를 떠돌며 사람들을 괴롭혔다. 이에 웨쌀리의 왕과 시민들이 부처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부처님은 그 초청에 따라 웨쌀리에 오셨다. 부처님은 웨쌀리에 오셔서 시자 아난다 존자에게 <보배경>을 가르치고는 웨쌀리 도시를 돌면서 독송하게 하였다. 그러자 악귀들은 모두 물러나고 사람들은 질병에서 벗어났다. 부처님은 웨쌀리에서 7일 동안 계속 <보배경>을 설하였고 많은 이들이 이 경을 듣고 사성제를 깨닫게 된다. 

이처럼 <보배경>은 지금과 같은 전염병이 창궐할 때 보호의 경전으로 적합한 것이다. <보배경>의 내용이 많아 여기에서 다 적을 수는 없지만, 그 주된 내용은 삼보(三寶, 佛法僧)의 덕성을 칭송하는 것이다. 삼보의 덕성을 칭송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설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보배경>과 같은 <보호경>이 가져오는 보호의 힘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겨난다. 첫째는 삼보의 위 없는 덕성을 칭송하고서 그 진실된 말의 힘을 빌려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행복이 있기를(etena saccena suvatthi hotu)’라고 하는 진실어(眞實語)의 힘이다. 둘째는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게 되기를(sabbasattā bhavantu sukhitattā)’이라고 하면서 기원하는 자애(慈愛)의 힘에서 <보호경>은 보호의 힘을 지닌다.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도 정진을 하고 있다. BBS 불교방송에서 <약사유리광 여래본원공덕경>을 독송하며 기도정진 하는 것은 초기불교에서 <보배경>과 같은 <보호경>을 독송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부처님의 크나큰 위신력에 힘입어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궤를 같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보배경>을 매일 독송하는 곳이 있는데 위빳사나 수행처인 한국마하시선원에서는 매일 <보배경>을 독송하며 코로나19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상을 위한 실천’으로 행하고 있다. <보배경>의 독송이나 약사여래 공덕경과 같은 경전의 독송은 불교의 백신(vaccine)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호경>은 독송 자체로도 이익을 주지만 그 의미를 알고서 행하는 것이 좋다. 독송자나 청자가 모두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을 때 완전한 효능을 지닌다. <보호경>이 가장 큰 보호의 권능을 가지려면 몇 가지 조건을 구족해야 한다. 먼저 독송자는 첫째, <보호경>의 어느 한자라도 빠뜨리거나 틀리지 않게 정확히 독송해야 한다. 둘째, 독송하는 경전의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셋째, 독송자는 독송 시에 선한 의지와 자애의 마음으로 독송해야 한다. 

다음으로 청자는 첫째 이전에 ‘다섯 가지 무간업(五無間業)’을 짓지 않았어야 한다. 다섯 가지 무간업은 ①아버지를 살해함, ②어머니를 살해함, ③아라한 성인을 살해함, ④부처님 몸에 피멍을 들게 함, ⑤승가를 분열함이다. 이러한 오무간업을 지은 자는 그 업이 중하여 무간지옥에 떨어지기에 보호경의 보호가 미치기 어렵다.

둘째, 청자는 업과 그 결과에 대한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사견을 지니고 있지 않아야 한다. 셋째, 청자는 <보호경>을 들을 때 이 경들이 위험을 몰아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호경>의 효능에 대한 믿음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독송자와 청자는 <보호경>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보배경>의 내용을 잘 모르는 불자님들을 위해서 그 내용을 축약하여 보호주의 형태로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 가르침, 그리고 승가라는 세 가지 보배는 위 없는 덕성을 지닙니다.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기원드립니다.” 이처럼 불법승 삼보의 덕성을 떠올리고 그 위 없는 삼보의 덕성을 믿고 칭송하고서 그러한 진실을 말한 것으로 인해서 모든 존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원드리는 것에서 보호경은 힘을 지닌다. 

다시 한번 코로나19가 지나가기를 기원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원드립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위 없는 가르침, 그리고 성스러운 승단이라는 이러한 세 가지 보배는 비할 바 없는 크나큰 덕성을 지닙니다. 이 같은 진실한 말의 힘으로 모든 인류가 코로나19의 고통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사두(Sadhu)! 사두(Sadhu)! 사두(Sadhu)!”
 

※ 현암스님은…영축총림 통도사에서 정수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통도사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미얀마 국제불교대와 마하시선원에서 정진했다.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강사와 한국불교상담학회 해외교류이사를 맡고 있다. 

[불교신문3649호/2021년1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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