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 철학 아우른 ‘순례자의 기록’
역사, 문화, 철학 아우른 ‘순례자의 기록’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1.01.18 13:07
  • 호수 3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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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네팔 순례기

각전스님 지음/ 민족사
각전스님 지음/ 민족사

선원에서 정진하는 수좌
부처님의 존귀함 찾는 길
깨달음 여정 담은 순례기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코로나 시대에 현대인들의 삶을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더욱이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 마음이 무겁다. 이 같은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행복을 충전시키는 일 가운데 여행만한 것도 없지만, 그 역시 코로나로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종단 수좌 각전스님이 해제 철에 구도의 연장선상에서 다녀온 인도 네팔의 성지 순례, 그 깨달음의 여정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그려 놓은 <인도 네팔 순례기>를 최근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처님의 삶, 나의 존귀함을 찾는 길’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스님과 함께 인도 네팔 순례를 하다 보면 통해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각적스님은 제39회 행정고시 합격해 해양수산부에서 근무하다 궁극적 진리에 대한 갈망으로 출가하는 등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는 수행자다. 대정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후 직지사 선원 등에서 정진했으며, 대장경 천년축전 해인사 준비위원, <월간 해인> 편집장을 잠시 동안 맡아 활동하다 다시 선원으로 돌아와 수행, 국제적 안목을 넓히기 위해 미얀마의 쉐우민 국제명상센터에 다녀왔다. 현재 동화사, 통도사, 범어사, 쌍계사 등 제방 선원에서 정진하고 있는 스님은 이 책 서문을 통해 “여행이 내게 해 줄 이야기들에 생기를 불어넣고, 쌓여 있는 벽돌들의 군집에 새로운 현장감을 부여하는 일,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과거 활동의 아련한 모습들에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듯 지금 이 자리에서 살아 숨 쉬게 하고 싶었다”면서 “그리하여 매양 흐트러져 다시 다잡아야 하는 우리네 신심에 확신의 폭포수를 붓고, 깨침을 향해 가는 길에 끊임없는 돌진의 동력을 배가시키는 것, 이것이 이 책을 쓰는 데 가장 고려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수좌 각전스님이 해제 철에 구도의 연장선상에서 다녀온 인도 네팔의 성지 순례, 그 깨달음의 여정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그려 놓은 '인도 네팔 순례기'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인도 델리공항에 조성돼 있는 수인(手印).
수좌 각전스님이 해제 철에 구도의 연장선상에서 다녀온 인도 네팔의 성지 순례, 그 깨달음의 여정을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그려 놓은 '인도 네팔 순례기'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인도 델리공항에 조성돼 있는 수인(手印).

“여행은 대화인 듯합니다. 여행은 낯선 환경, 낯선 거리, 낯선 시간,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 낯선 존재들은 나를 낯선 곳으로 데려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낯선 만남의 과정에서 스스로 역시 낯선 사람으로 변해갑니다. 그래서 여행은 즐겁고 환희롭습니다. 순례는 더욱 이러한 성격이 강화되는 것 같습니다. 순례지의 유적 그 자체, 옛 선인들의 자취, 세월이 남긴 색채의 변이, 공기의 맛과 분위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풍기는 인상들이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떠올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대상들이 내게 전하는 말들이라 봅니다.” 때문에 각전스님은 이 책을 통해 진리로 가는 구도의 길에 느끼고 사랑하고 소중히 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자상하게 알려준다. 스님은 인도의 주름진 아이의 손을 잡아주며 따뜻한 자비심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고, 인도와 네팔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유적, 생활상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불교의 문외한이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전과 어록의 전거를 대며 상세히 설명한다.

이와 더불어 순례하면서 정성을 다해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스님은 인도 네팔의 자연과 인간과 교감하고, 역사와 예술을 공감하게 해 주면서 인도 고대 불교예술에 대한 안목을 열어준다. 여기에 아잔타 벽화굴(1, 2, 16, 17굴)의 벽화를 모두 해설 및 분석하고, 산치 대탑의 부조와 비교 분석한 것은 물론 부처님의 혈족인 석가족의 모습과 생활상을 소개하는 등 수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처럼 각전스님의 순례기의 여정 속에 녹아 있는 이야기는 초지일관, 부처님의 삶을 따라 순례하면서 우리 자신의 존귀함을 회복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스님은 이 책에서 처음부터 중간, 끝까지 온갖 고를 떨치고자 일어서는 것, 그리하여 수행자로서 거듭나는 것, 마침내 해탈하는 것, 그리하여 자신이 가진 본래의 존귀함을 찾고 확립하는 것, 이것이 삶의 제1과제이자 핵심임을 일깨워 준다. 스님은 “이 책을 읽음으로써 믿음이 없는 자는 믿음이 생겨나고, 믿음이 있는 자는 확신을 얻으며, 안개에 가린 듯한 불교의 옛 이야기들이 살아나오고, 분명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생겨난다면 필자의 작은 바람은 이뤄지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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