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여러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일자리가 부족한 고령자취업시장에 더 거센 한파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시니어 취업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센터는 일자리 정보를 문의하는 전화벨 소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전에 비해 일을 구하시려는 시니어들의 전화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복지사님, 오늘은 일자리가 좀 나왔어요? 그나마 경비원 일자리도 요즘 뽑지를 않아요. 언제나 이 코로나가 물러갈지 큰일이네, 좋은 일자리 나오면 연락 좀 주세요.” 오늘도 어르신은 면접의 기회도 주어지지 못하는 원망스러움을 토로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현 상황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되는 코로나19지만, 분명 위기 속에서도 일자리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배달의민족과 함께 일자리 협력사업, B마트 시니어사원 소양교육 모습.
배달의민족과 함께 일자리 협력사업, B마트 시니어사원 소양교육 모습.

비대면, 언택트(Untact, 비대면 서비스), 온택트(Ontact, 온라인 대면 서비스) 이제 낯설지 않은 용어들입니다. 비대면 일자리 중에도 어르신들이 하실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인터넷과 여러 기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외식과 모임을 꺼리게 되었고 심지어 마트를 가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음식배달, 인터넷 구매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어 배달, 유통분야와 관련된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생각되었고 관련 기업을 찾았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하였던가요? 배달의민족과의 일자리 협력사업이 성사된 것입니다. 몇 차례의 논의 결과 ‘짜잔’ B마트 시니어크루(B마트 지역물류센터 제품관리 업무)라는 일자리 모델이 개발되었고 그간 마트, 유통 관련 경력을 가진 시니어를 대상으로 홍보해 시범사업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모집, 면접, 소양교육 후 현장에 투입되었던 1기 시니어크루는 향후 확대 채용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책임감으로 청년크루 못지않게 열심히 활동하셨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5개 지점 시범사업은 서울 전역 20개 지점으로 확대되는 성과를 이루게 됐고, 이는 많은 시니어들의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지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송 복지사님 고마워요. 퇴직 후 일자리를 계속 찾았는데 시니어에게 기회를 주는 곳이 없더라구요. 매일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일을 하니 삶이 활기차고 행복해 졌어요. 더군다나 젊은 친구들하고 일하니 요즘 회춘하는 것 같아요. 일자리를 만들어 줘서 너무 고마워요, 복지사님!”

시니어들이 활기찬 노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이 일이야말로 사회복지사로서 무한한 영광과 보람을 갖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어떤 위기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신념을 잊지 않으면서 디지털 일자리 등 새로운 일자리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불교신문3632호/2020년1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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