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패러다임 바꾼 ‘마음챙김 명상’
우울증 치료 패러다임 바꾼 ‘마음챙김 명상’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0.11.09 09:54
  • 호수 3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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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으로 우울을 지나는 법

존 카밧진 외 3인 지음, 정지혜·이재석 옮김/ 마음친구
존 카밧진 외 3인 지음, 정지혜·이재석 옮김/ 마음친구

세계인 7% 시달리는 우울증
극복하는 8주 명상 프로그램

부정적 생각 변화시키지 않고
그것과 관계 바꾸는 것 핵심
“피하지 말고 오고감 지켜보길”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전 세계인구의 7%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래에는 암이나 심장병보다 우울증이 더 심각한 질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전 세계인구의 10% 정도가 평생에 한 번은 임상적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과거에는 우울증이 중년기 후반에나 나타나는 질병이었으나, 이제는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우울증이 무서운 것은 무엇보다 재발 가능성이 그 어느 병보다 높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행복과 만족이 아니라 불행감, 우울, 불안이 인간의 보편적인 일상의 상태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지나친 억측만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정신의학자와 심리학자들이 저자로 참여한 가운데 불교수행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마음챙김’ 명상으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프로그램을 담은 <마음챙김으로 우울을 지나는 법>이 우리말로 출간돼 눈길을 끈다. 명상은 과학적으로 그 효능이 입증돼 종교와 국경을 초월해 우리의 삶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방편으로 자리 잡았다. 서양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한 명상이 심신 안정에 효과가 있음을 주목하고 관련 심리치료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적인 의학자들이 만든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담은 안내서 '마음챙김으로 우울을 지나는 법'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우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적인 의학자들이 만든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담은 안내서 '마음챙김으로 우울을 지나는 법'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우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적인 의학자들이 만든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담은 안내서 '마음챙김으로 우울을 지나는 법'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우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계적인 의학자들이 만든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담은 안내서 '마음챙김으로 우울을 지나는 법'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이 책 역시 우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8주간의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마크 윌리엄스와 존 티즈데일, 캐나다 토론토대의 진델 시걸이 만든 이 프로그램은 주류 의학과 심리학에서 우울증에 효과를 보인 현대과학의 최신 지견과 명상 수련을 결합했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마음챙김 인지치료(MBCT)’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판단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마음챙김이 우울한 기분에 효과적인 이유는 이런 식의 주의 기울임이 우울을 지속시키고 재발시키는 반추(곱씹기)나 자기 비난과 정확히 반대되기 때문이다.

MBCT 프로그램이 궁극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새로운 앎의 방식이다. 이 새로운 앎의 방식으로 부정적 생각이나 느낌과 맺는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영국국립임상보건원이 우울증 치료의 1차 처방으로 권장하는 이 프로그램으로 우울증을 3회 이상 겪은 환자들의 재발률이 절반으로 낮아졌다.

특히 MBCT 프로그램은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이자 세계적인 명상 전문가인 카밧진 박사의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을 바탕으로 마음챙김 움직임, 마음챙김 먹기, 바디스캔(body scan) 등의 명상 수련을 추가해 만들어 공신력을 높였다. 기본 8주 코스로 돼 있으며 3개월마다 재교육하는 방식으로 12개월 동안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두 시간씩 집중 수행을 하고, 집에 돌아가서도 과제를 수행한다. 이러한 수련을 통해 몸의 감각, 생각, 감정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법을 배우게 되고,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할 때 어떤 신호가 오는지에 대한 알아차림이 커지게 된다.

여기서 관건은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그 내용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 몸의 감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한다. 이때 어떠한 경험을 하더라도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인식하고, 흘러가는 사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괴로운 감정이나 생각, 감각과 싸우거나 굳이 억누르고 피하지 말고 그저 그것들이 오고감을 지켜본다. 호기심과 자비를 가지고 생각이나 감정, 감각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이렇게 하면 자신에게 어떤 생각의 습관이 있는지, 또한 생각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가는지를 객관화해서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알아차림이 확장된다. 그리고 자신이 겪는 문제를 곱씹음으로써 오히려 불편함을 키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아차린다. 이를 통해 우울증을 촉발하는 부정적인 기분과 생각 사이에 있는 오래된 연관성을 지켜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은 우울증의 신체적, 심리적 기제에 관한 과학적 설명에 우울을 겪는 사람들의 실제 사례와 구체적인 명상 수련 지침을 더했다. 또한 존 카밧진 박사의 안내음성에 따라 8주 동안 명상 수련을 직접 실천하면서 자신의 우울한 기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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