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전 미국인들 눈에 비친 ‘반가사유상’
63년 전 미국인들 눈에 비친 ‘반가사유상’
  • 장영섭 기자
  • 승인 2020.10.26 10:19
  • 호수 3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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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1957년 미국 국립미술관
‘한국국보전’ 기록영화 공개

최초의 문화재 국외 특별전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총 191건의 주요 문화재 출품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폐허 딛고
세계 속에 한국문화 우수성 알려
1957년 12월 미국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국국보전을 담은 기록영화의 장면들.
1957년 12월 미국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국국보전을 담은 기록영화의 장면들.

한국전쟁이 끝난 195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귀중한 보물들이 해외 나들이에 나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195712월 최초의 한국 문화재 국외 특별전의 전시 광경을 담은 약 10분 분량의 컬러 뉴스 영화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미국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개막한 한국국보전(Masterpieces of Korean Art)’이다.

이 특별전에는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총 191건의 문화재가 출품됐다. 한국과 미국 양국의 친선과 이해 증진을 위해 국립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의 옛 이름)과 미국 국립미술관 등 미국 내 여러 참여 박물관들이 공동 기획했다. 19596월까지 16개월 동안 워싱턴 등 미국의 8개 주요 도시를 순회하면서 총 167천여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특별전의 모습을 담은 뉴스영화는 미국 국립아카이브기록관리청(NARA)에 소장되어 있다. 미국의 외교 정책 홍보를 담당하는 미국공보원(USIS)이 제작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역사영상융합연구팀이 국립아카이브기록관리청의 협조를 받아 한국근현대영상아카이브홈페이지에 서비스 중이던 것을 확인해 이번에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희귀한 영상 속에는 미국 국립미술관의 6개 전시실에 전시된 한국 국보 문화재의 면면이 담겨 있다. 흑백 화면 속의 카메라는 금동반가사유상의 면모를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전시품을 감상하는 남녀노소 미국인 방문객들의 생생한 표정도 눈길을 끈다. 미국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는 양유찬(1897~1975) 당시 주미한국대사 부부의 모습도 담겼다. 전시회를 성공으로 이끈 김재원(1909~1990) 당시 국립박물관 관장과 미국 국립미술관 존 워커(John Walker) 관장이 전시를 함께 둘러보며 담소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당시는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 통치와 6·25 전쟁을 겪으며 세계 최빈국 신세를 전전하던 시절이다. 그만큼 한국의 문화는 국제무대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재건에 힘써야 했던 한국 정부는 세계 속에 한국의 문화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 한미 우호관계를 다지기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 국보 문화재의 국외 전시를 단행했다.

국립박물관은 최초의 해외 특별전을 통해 국가 소장 문화재(1969년 국립박물관에 통합된 덕수궁미술관 소장품 포함)와 민간 소장가들의 명품으로 한국 문화의 정수를 미국에 소개했다. 국외에 한국문화의 우수성과 독자성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구미 학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국보전등 역대 국외 전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한국국보전동영상(Korean Art Masterpieces)은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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