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35권 변상’
지계와 인욕을 실천행으로 삼아볼까


더러움을 여읜 경지, ‘이구지’
부처님 지혜 드러낸 ‘발광지’
“열반 지위에 사무량심 갖춰”

우측에 해탈월보살이 묻고 금강장보살이 답하는 법회의 모습을 도상화 한 화엄경 제35권 변상도.
우측에 해탈월보살이 묻고 금강장보살이 답하는 법회의 모습을 도상화 한 화엄경 제35권 변상도.

변상도 35권은 ‘십지품’ 가운데, 두번째 이구지(離垢地)와 세번째 발광지(發光地)에 대한 내용을 도상화 한 것이다. 우측에 해탈월보살이 묻고 금강장보살이 답하는 법회의 모습을 조각하였다. 좌측은 이구지와 발광지 법문을 새겼으나 판본이 세월에 훼손되어 알아보기 힘들어 안타깝다. 

이구지는 보살 마하살의 ‘더러움을 여읜 경지’를 이르는 말로서, 처음 환희지(歡喜地)를 닦은 보살이 정직한 마음, 부드러운 마음, 참을성 있는 마음, 조복(調伏)하는 마음, 고요한 마음, 순수하고 선한 마음, 잡란하지 않는 마음, 그리움이 없는 마음, 넓은 마음, 큰 마음 등 열 가지 마음으로 이구지에 들어가게 된다. 앞서 환희지가 십바라밀에서 자비심을 바탕으로 한 보시를 실천행으로 삼았다면, 이구지는 십선법(十善法)을 닦으며 탐진치(貪瞋癡) 여의기를 강조하였는데, 십바라밀에서 지계(持戒)를 실천행으로 삼았다. 

따라서 이구지 경지에 든 보살은 살생, 도둑질, 사음, 망어 등의 계율을 지킬 뿐 아니라 일체 중생이 ‘나’라는 생각의 집착과, 오온 속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열반의 지위에 머물게 하려는 원력을 세운다고 금강장보살은 설명하였다.

세번째는 발광지(發光地)다. ‘여래의 지혜의 빛을 드러낸다’는 의미인 발광지에 들어가려면 이구지(離垢地)에 든 보살이 열가지 깊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청정한 마음, 편안히 머무는 마음, 싫어서 버리는 마음, 탐욕을 여의는 마음, 물러가지 않는 마음, 견고한 마음, 밝고 성대한 마음, 용맹한 마음, 넓은 마음, 큰 마음이니 보살은 이 열 가지 마음으로 제3지에 들어간다.

발광지에 들면, 초선과, 제2선과, 제3선과 제4선에 머물며, 물질이란 생각과 상대가 있다는 생각마저 초월하며, 육신통(六神通) 가운데 신족통(神足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천안통(天眼通) 등의 오신통을 지닌다. 아울러 자비희사(慈悲喜捨)인 사무량심(四無量心)으로 갖추게 되는데, 발광지는 십바라밀 가운데 인욕바라밀을 실천행으로 삼는다. 

[불교신문3621호/2020년10월17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