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년…키워드는 선사상과 세계화
해인사성보박물관, 혜암스님 유묵·유품 특별전 개막
9월19일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년 기념대법회 거행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린 해인사 보경당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린 해인사 보경당

“공부하다 죽어라!” 일생을 엄격한 청정수좌의 삶으로 한국불교의 사표가 된 제10대 조계종 종정 혜암대종사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스님의 선사상과 세계화를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해인사 보경당에서 열렸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이사장 성법스님)가 마련한 국제학술대회는 9월5일과 6일 이틀 동안 발표자 11명, 토론자 24명, 좌장 4명 등 국내, 외 저명한 학자와 스님이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가운데 △1부 혜암선사의 선사상과 한국불교의 세계화 △2부 혜암선사의 선사상과 선수행 △3부 혜암선사 선사상의 교리사상적 배경 △4부 혜암선사의 선사상과 중생교화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부산여대 석좌교수 여연스님, 윤원철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가 각 부별 기조강연에 참여했다.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보경당 모습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보경당 모습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은 개막행사에서 “혜암 어록이 창공의 보름달로 떠올라 구주(九州)의 일천강(一千江)에 나투니 제방(諸方)의 논사(論師)들이 처처(處處)에서 그달을 쳐다보다가 이렇게 택일(擇日)하여 가야산에 운집하였습니다.” “각자 코끼리를 더듬다가 그 손과 발이 한자리에 모였으니 사견(四見)은 모두 일수(一水)를 보고 있는 것처럼 일만개의 육근(六根)은 동시에 하늘의 일월을 향합니다.”

혜암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불교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은 “혜암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불교가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은 “혜암스님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불교가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도 환영사에서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한국 불교 전통의 선맥을 이어온 혜암 큰스님의 선사상과 선수행법을 심도 있게 연구한 발표논문과 토론 등 성과물속에 한국불교를 세계화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는 방안이 많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혜암 큰스님의 선사상과 선수행법을 심도 있게 연구한 발표논문과 토론 등 성과물속에 한국불교를 세계화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는 방안이 많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혜암 큰스님의 선사상과 선수행법을 심도 있게 연구한 발표논문과 토론 등 성과물속에 한국불교를 세계화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는 방안이 많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스님은 ”국내외 저명학자 열한분의 발표와 스물네분의 토론을 통해 큰스님의 사상과 업적이 체계적으로 정립되고 향후 학문적인 연구의 기틀이 마련되길 기원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스님도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전했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스님도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국제학술대회의 키워드는 혜암선사의 선사상과 세계화였다. 한평생을 정진불로서 투철했던 혜암대종사의 수행자로서의 삶과 수행 정신을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확립된 한국불교에서의 위상과 더불어 혜암선이 한국불교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 졌으며, 혜암선사의 가르침과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한 담론과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용표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명예교수는 ‘종교문명의 전환기의 불교의 세계화 담론과 혜암사상’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는 지금 탈종교화 현상이 세계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황혼기를 맞고 있는 서구의 종교가 새로운 종교나 철학 사상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에 불교의 세계화를 위한 시절 인연이 도래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용표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명예교수의 발표 모습
김용표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명예교수의 발표 모습

이어 김용표 교수는 ”한류불교(K-Buddism)의 세계성은 조사선 전통을 계승한 혜암선을 통해 그 전통적 모델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특정 국가의 불교를 선양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각 지역 불교의 특수성을 보편화하여 전 인류에게 수용될 수 있는 재해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혜암은 선의 ‘피상적인 세계화’가 아닌 ‘심층적 세계화’를 가르쳤으며, 그가 시도한 선의 대중화는 ‘근기의 상향평준화’를 목표로 한 것이기에 혜암의 치열한 구도정신과 요익중생을 위한 자비행은 한국 조사선의 세계성을 다시 일깨우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철학 · 종교학과 박진영 교수는 영상으로 발표에 참여했다.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철학 · 종교학과 박진영 교수는 영상으로 발표에 참여했다.

박진영 교수는 ”혜암선사의 어떠한 가르침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서구의 학생들은 한국불교의 수행을 개인주의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발상의 전환을 지향한 과격한 혁명과 사물의 본질을 곧바로 파고드는 단순성을 강조한 혜암선사의 선사상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한국 불교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언어의 장벽이라는 과제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혔다.

박 교수는 또 ”‘공부하다 죽어라’ 라는 혜암선사의 가르침은 목표지향적인 현대사회에 일침을 놓는다“ 라며 ”선불교는 목표가 목적이 되어버린 죽어버린 목표에 매달리는 우리에게 우리의 삶의 모습을 새롭게 볼 것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제학술대회는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현장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을 배려해 해인사TV(유튜브)와 BBSTV(유튜브)를 통해 국제학술대회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매 주제 발표 때마다 보경당 출입 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충분한 거리를 두고 앉도록 했으며, 코로나19로 입국하지 못한 외국인 학자들은 동영상으로 국제학술대회에 참여 하도록 했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과 해인사 다주 여연스님이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과 해인사 다주 여연스님이 발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개막행사에는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스님,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 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스님과, 해인총림 다주 여연스님, 해인사성보박물관장 원학스님, 조계종 법계위원장 무관스님,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송석구 전 동국대 총장,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스님, 김경수 경남도지사, 문준희 합천군수 등도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도 국제학술대회를 축하하는 메세지를 전했다.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도 국제학술대회를 축하하는 메세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국제학술대회에 앞서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면 기념 유품·유묵 특별전, 빈가보장(貧家寶藏)’ 개막식이 해인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렸다.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면 기념 유품·유묵 특별전, 빈가보장(貧家寶藏)’ 개막식 컷팅 모습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면 기념 유품·유묵 특별전, 빈가보장(貧家寶藏)’ 개막식 컷팅 모습

10월4일까지 해인사성보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는 스님의 향훈이 남아있는 글씨와 유품 5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산처럼 생각하고 물처럼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긴 글 ‘산심수행(山心水行)’을 비롯해 가난한 집에 보물이라는 의미로 전시회의 제목이 된 ‘빈가보장’과 1979년 향곡당 혜림 대종사 영결식 때 쓴 조사문도 만나볼 수 있다. 유품으로는 스님이 사용하던 가사장삼, 발우, 주장자, 죽비, 불자, 염주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장 가운데는 2019년 김호석 화백이 그린 혜암선사의 진영도 봉안돼 있다.
 

혜암대종사의 친필 '산심수행'
혜암대종사의 친필 '산심수행'
혜암대종사의 주장자와 불자, 염주등이 전시되고 있다.
혜암대종사의 주장자와 불자, 염주등이 전시되고 있다.
2019년 김호석 화백이 그린 혜암 선사의 진영
2019년 김호석 화백이 그린 혜암 선사의 진영
혜암스님의 발우
혜암스님의 발우
혜암스님의 체취가 남아있는 모자
혜암스님의 체취가 남아있는 모자

혜암선사문화진흥회(이사장 성법스님)은 이번 특별전을 기념해 혜암스님이 남긴 필묵 130여 점 중 108점을 선별한 도록도 만들었다.

9월19일 오전 10시30분에는 혜암대종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법회도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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