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수행 지침서’ 완역하다
티베트 불교…‘수행 지침서’ 완역하다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0.07.20 09:39
  • 호수 3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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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 정통한 스님
국내 최초 티베트어 원전
우리말로 완역해 선보여

“완전한 깨달음 이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

빠드마쌈바와 지음 / 중암스님 역주 / 불광출판사
빠드마쌈바와 지음 / 중암스님 역주 / 불광출판사

<티베트 사자의 서>는 티베트 불교 최고의 수행 지침서로 꼽힌다. 티베트 불교의 대성인이자 ‘제2의 붓다’로 꼽히는 빠드마쌈바와가 8세기에 저술한 경전이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 경전의 원제는 ‘바르도퇴돌’로 티베트어로 ‘(죽음 이후 다시 태어나기 전의)사이’를 뜻하는 ‘바르도’와 ‘듣는 것만으로도 영원한 해탈을 이루는 법’을 뜻하는 ‘퇴돌’이 합쳐진 것이다.

빠드마삼바와가 깊은 수행으로 체험한 사후 세계를 바탕으로 쓰여 졌다. 죽음 이후 우리는 바르도의 상태에서 49일간 유랑하며 윤회하게 되는데, 이 바르도 상태에서 떠돌지 않고 해탈할 수 있는 방편이 핵심이다. 생전에 부족한 수행으로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고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는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삶과 죽음 그리고 윤회가 공존하는 자신의 참 모습을 보게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그동안 국내에 소개됐던 <티베트 사자의 서>는 영역본이나 일역본을 한역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가운데 30여 년 동안 인도와 네팔에 머물며 토굴 수행과 티베트어 경론 번역에 매진해 온 중암스님이 국내 처음으로 티베트어 원전을 우리말로 완역한 <티베트 사자의 서>를 선보여 주목된다.

특히 스님은 책의 번역을 위해 티베트어로 된 3종의 판본을 비교·대조해 오류를 바로잡고, 원문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어와 그 의미에 대해 자세히 각주를 달았으며 티베트불교의 수행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안내한다.

이 경전이 주목받은 것은 죽음 이후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 49일간 이어지는 유랑과 윤회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작 책의 내용은 사후 세계를 묘사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빠드마쌈바와와 함께 7일에 한 번씩 무서운 형상으로 나타나는 붓다와 보살, 천신 등이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아차려서 윤회에 빠지지 않도록 생시에 닦고 익혔던 가르침을 상기시키는 것은 물론 각각 근기에 따라 알맞은 구체적인 해탈의 방법 역시 차례대로 소개돼 있다.

<티베트 사자의 서>를 티베트 불교의 수행법을 담은 수행 지침서이자 수행자와 불자가 최후의 순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으로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30여 년 동안 인도와 네팔에 머물며 토굴 수행과 티베트어 경론 번역에 매진해 온 중암스님이 국내 처음으로 티베트어 원전을 우리말로 완역한 '티베트 사자의 서'가 최근 출간됐다. 사진은 빠드마쌈바와의 초상.
30여 년 동안 인도와 네팔에 머물며 토굴 수행과 티베트어 경론 번역에 매진해 온 중암스님이 국내 처음으로 티베트어 원전을 우리말로 완역한 '티베트 사자의 서'가 최근 출간됐다. 사진은 빠드마쌈바와의 초상.

그럼에도 이 경전은 그동안 수행서라기보다는 ‘사후 세계를 다룬 책’ 정도로 인식됐다. 이는 서양에 이 책이 처음 소개될 때 붙여진 제목 탓이 가장 크다. 사실 ‘티베트 사자의 서’라는 제목은 사후 세계를 그린 기록으로 유명한 이집트의 <사자의 서>에서 따와 붙인 것일 뿐, 원 제목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 경전의 원제는 ‘바르도퇴돌’이다. 빠드마쌈바와가 경전을 쓴 까닭을 명확히 드러내고 수행 지침서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담고 있다.

1991년 남인도의 간댄 사원 등지에서 티베트 불교를 배운 뒤, 현재 빠드마쌈바와가 성불했다고 알려진 네팔의 양라쉬에 머물면서 수행과 티베트어 경론 번역에 매진하고 있는 중암스님은 앞서 나온 <완역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놓친 오류를 세세하게 바로잡고 각 구절의 출처나 내용 등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했다. 여기에 판형과 서체 등 완성도를 높여, 내용의 충실도와 심미성 면에서 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방대하고 상세한 각주다. 번역어와 그 의미, 티베트 불교의 수행 등 번역문만으로는 절대 파악할 수 없는 내용에 대해 각주를 달아 상세하게 설명하고, 출처를 일일이 적어뒀다. 스님이 바르게 고친 원문의 오류에 대해서도 수정한 내용과 그 까닭을 명확하게 밝혔다.

스님은 “빠드마쌈바와가 이 경전을 쓴 까닭도 살아 있는 동안의 수행만으로는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이들에게 윤회에서 벗어나 완전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면서 “그래서 죽음 이후 49일간 유랑하는 과정 중에 우리가 착각하고 오해할 만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지만 이를 잘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할 뿐 아니라 자칫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 할지라도 상황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의미를 전했다.

이어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이후에도 윤회가 함께 존재하는 자신의 참 모습을 일깨워 주어 삶의 모든 순간을 더욱 충실하게 꾸려갈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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