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불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처님의 손 모양이 매우 다양하던데, 손 모양이 각기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불상은 자세와 손 모양 이용해
중생과 소통하기 위한 뜻 담아


A    각 사찰에 모셔져 있는 불상을 살펴보면 서 있는 불상·앉아 있는 불상·누워있는 불상 등을 볼 수 있고, 각 불상의 손 모양도 다양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 있는 불상 중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불상은 아마도 탄생불인 아기부처님상일텐데, 이 탄생불은 오른손으로는 하늘을, 왼손으로는 땅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으로 누구나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를 외치고 계시는 모습이라고 짐작하게 됩니다.

이처럼 불상은 자세와 손 모양을 이용하여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 손 모양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수인(手印)이라고 합니다. 이 수인이 각기 다른 것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각 사찰에는 석가모니부처님 외에 다양한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건물의 현판을 보면 어느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대웅전에 모셔진 불상은 석가모니이고 극락전·아미타전·무량수전에는 아미타불이, 약사전에는 약사불이, 미륵전·용화전에는 미륵불이, 대적광전·화엄전·비로전에는 비로자나불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현판 외에 불상의 손 모양을 보고 어느 부처님인지, 어느 보살님인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불·보살님들은 각자 독특한 수인과 계인(契印)을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계인이라는 것은 수인과는 또 다르게 손에 무언가를 들고서 자신의 특징을 나타내 주시는 것을 말합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손 모양은 주로 선정인, 항마촉지인, 전법륜인, 시무외인, 여원인이라는 다섯가지 수인을 기본으로 합니다. 수인은 불·보살의 생애와 역사, 교리적인 의미까지도 내포하고 있기때문에 불·보살의 이름과 그 교학까지도 짐작케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지권인(智拳印)이나 법계정인을 한 불상은 비로자나불로서 그의 특징과 가르침을 형상화한 손 모양이며, 아미타불을 나타내는 손 모양은 미타품인이라 하여 9가지의 성품을 지닌 모든 중생을 다 구제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사불은 약함을, 관음보살은 정병이나 꽃을, 지장보살은 보륜이나 석장을, 신장들은 금강저나 보탑 등을 한 손에 든 계인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보살님들의 손 모양과 들고 있는 물품이 각기 다른 이유는 여러 불·보살님들이 다양한 메시지를 중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표현된 것으로, 현대의 수화(手話)처럼 비록 말 못하는 불상이지만 지금의 중생들과도 소통하고 가르침을 전달하고픈 불·보살님의 깊은 의도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교신문3595호/2020년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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