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양호 작가 ‘스스로 묻다’ 展
갤러리 비선재에서 7월30일까지

단색화가 윤양호 작가가 관념에 갇힌 우리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Selbst Fragen 스스로 묻다’ 전을 연다.
단색화가 윤양호 작가가 관념에 갇힌 우리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Selbst Fragen 스스로 묻다’ 전을 열었다.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고 명료하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며 얻은 경험이나 지식을 내면에 고착화 시킨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판단들은 더욱 단단해지는데, 나중엔 결국 그것이 진리이고 본인만의 특성인 마냥 착각하며 살아가게 된다. 단색화가로 널리 알려진 윤양호 작가의 연민과 질문도 여기서 시작됐다. “너라는 존재는 정말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그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한 자리가 열린다. 바로 서울 갤러리 비선재에서 열리는 윤양호 작가의 ‘Selbst Fragen 스스로 묻다전에서다.

이번 자리는 관념에 갇힌 우리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전시회다. ‘()’과 현대미술을 접목시킨 작품을 선보이는 윤 작가의 39번째 개인전이다. 갤러리 비선재 전속 작가이기도 한 그는 지난 2018아는 것을 버리다’, 2019년 앵콜전 ‘Nur Weis Nicht-오직 모를 뿐에 이어 비선재에서만 세 번째 개인전이다.

윤 작가의 작품 세계 중심에는 늘 이라는 화두가 자리 잡고 있다. 작품 활동 이외에도 많은 논문과 저서를 통해 선과 현대미술의 관계를 정립해왔다. 특히 그는 오랜 시간 내적인 수행을 통해 단단한 관념을 버리고 자기 안에 내재된 가치와 본질을 탐색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세계에선 자연과 대상의 본질적 모습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엔 초심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자신의 삶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오면 먼저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한다. 모든 것은 자신이 선택한 일이기 때문이란다. 그에게 초심의 의미를 묻자 본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윤양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의 블루 계통의 색채 이외에 노랑 주황 빨간 색 등도 사용해 눈길을 끈다.
윤양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의 블루 계통의 색채 이외에 노랑 주황 빨간 색 등도 사용해 눈길을 끈다.

처음 예술가의 길을 선택할 때 주변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은 힘들다고 말했죠. 저 역시 왜 굳이 험난한 길을 가고자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결국 제가 얻은 답은 그 길이 수행이며,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가볼 만한 하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약 40여 년 동안 쉽지 않았지만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스스로 질문과 답을 거듭하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선 색면 추상을 통해 반복과 변화의 이치를 조형·미학적으로 표현한 윤양호 작가의 50여 점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어쩌면 철저한 수행을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얻어낸 결과물이다. 그의 말처럼 작품엔 어떠한 욕심을 드러나지 않는다.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고 명료하다. ‘모노크롬(monochrome)’ , 한 가지 색이나 같은 계통의 색을 써 표현하는 단색화 전문가답게 순수한 안료만을 사용해 캔버스의 질감과 평면성을 강조했다. 다만, 기존의 작품 세계와 유사하게 블루계열의 색도 사용했지만, 이번엔 노랑 주황 빨간 색 등을 곳곳에 사용한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물에 풀어진 안료는 붓질을 하는 행위에도 결코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 보이지 않습니다. 10번 이상을 거듭 붓질을 했을 때 비로소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죠. 많은 반복적 행위를 통해 결국에는 행위의 흔적마저 사라지고 독립된 모습으로 태어나듯이 스스로 존재하는 모든 대상들은 어떠한 분별도 필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스스로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이죠.”

그는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에서 그렸다고 한다이어 한 가지 바람을 전했다. “이제야 예술가의 길이 무엇인지를 조금은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이 길이 힘들지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자 합니다. 작품을 통해 온전한 이심전심(以心傳心)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전시는 730일까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단색화가 윤양호 작가가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스스로 묻다'전을 개최했다.
단색화가 윤양호 작가가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스스로 묻다'전을 개최했다.

한편 윤 작가는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선조형예술학전공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국제선조형예술협회 회장, 한국·독일미술협회 회장, 한국불교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9년 독일 쾰른의 Still Bruch 갤러리에서 ‘Moska’ 전시회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27차례, 독일에서 12차례의 개인전을 열어왔다.

저서로는 <현대미술 선()에게 길을 묻다> 등이 있으며 독일 오덴탈시 주최 현대미술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8년 한국불교학결집대회에서 선사상에 나타난 미학적 특성을 발표한 것을 비롯해 한국불교학회와 한국선학회, 한국선문화학회, 교수불자연합회 등 여러 학회에서 다양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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