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정] 코로나가 군포교에 미친 영향 
[수미산정] 코로나가 군포교에 미친 영향 
  • 지용스님 논설위원 · 육군 호국충의사 주지
  • 승인 2020.03.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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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로 인해 군법회도 중단
스마트폰 등 비대면 미디어 활용
온라인 포교 준비 못한 값 톡톡
종교 활동 신앙에 큰 변화 물결
가장 중요한 것은 친절과 배려
지용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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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한 기세로 퍼져가던 코로나19가 산문(山門)마저 닫게 만들더니 결국 군 법당까지 침범했다. 

부대는 장병들이 모이는 종교행사를 중지하고 스마트폰 등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예전에도 인터넷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종교 활동에 활용하는 이들이 있긴 했지만 극소수였고 대부분 성직자들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선교에 열중하는 일반 교회가 매주 설교영상을 배포하는 것을 보면서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일이 닥치고 보니 간단히 볼 일이 아니었다. 가만히 앉아서 찾아오는 사람들만 만나던 법회가 코로나라는 둘러갈 수 없는 벽에 막힌 것이다. 군에 있는 성직자들은 요즘 인터넷이 익숙하든 아니든 가릴 것 없이 다들 서둘러서 방편을 마련하는 중이다. 나 또한 며칠 밤을 새우며 연구하고 습득하여 겨우 흉내라도 내고는 있지만 영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현재 군사찰을 포함한 우리의 포교 현장은 급격한 변화에 휩쓸려가는 중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세상은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며 저 멀리 앞서가고 있었는지 모른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어린이도 군 장병도 휴대폰을 손에 쥐고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일을 척척 해내며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세상이다. 그런 시대를 부지런히 읽지 않고 안일하게 바라보며 살던 업보를 지금 한꺼번에 치르는 것만 같다. 

어떤 이들은 이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도 우리의 일상은 많이 변해있을 것이며 절에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충분히 소통했던 일상이 원래대로 완벽하게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소파에 앉아서 혹은 산책을 하면서도 스마트폰으로 법회를 ‘감상’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을 놓쳐도 언제든 들어가서 ‘다시보기’할 수 있다.

진정한 법회 모습이 아니라고 아무리 지적해도 이처럼 편한 경험을 쉽게 포기하기 힘들다. 어쩌면 많은 불자들이 SNS 미디어 법회에 익숙해지고 난 뒤 법회 현장으로 돌아가기를 주저할 지도 모른다. 불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우려하는 현상이다. 

어떻게 하면 미디어 공세에 맞서 법회현장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까? 무엇보다 ‘직관’의 가치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직관’이란 공연을 ‘직접 관람’한다는 말이다. 좋은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는 현장에서 직접 보는 감동이 훨씬 크다.

물론 모든 공연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현장은 직접 참여하는 것보다 미디어를 통해서 관람하는 것이 훨씬 나을 수가 있다. 요즈음 미디어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직접 가보는 것보다 나은 영상들이 꽤 많다. 

그럼 우리의 법회현장은 어떨까. 아직은 미디어로 만나는 법회가 현장의 그 모든 체험을 대신하기에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미디어는 눈이 부시게 발전하는 중이고, 우리는 아직도 충분히 친절하다고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 지 모른다.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만일 어떤 법회현장이든 모든 불편함을 상쇄하는 친절과 포용이 있다면 어떨까, 충분히 서로 소통하고 체험하는 가운데 감동과 깨달음이 있다면 또 어떨까, 그렇다면 제 아무리 화려하고 편리한 SNS 미디어라도 결국 우리 현장으로 안내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부디 그런 좋은 결과를 모든 포교현장에서 함께 맞이하길 바란다.

[불교신문3568호/2020년3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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