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안녕하세요’라는 미얀마 인사입니다. 더프라미스의 미얀마지부로 파견된 지 1년을 맞았습니다. 요즘 미얀마는 초여름 날씨인데, 몸이 적응을 했는지 아니면 마음이 적응을 했는지 여전히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도 날씨가 선선하다고 생각이 들고 기분이 좋습니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일체유심조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됩니다.

더프라미스는 미얀마 에야와디주 빤따노 지역의 3개 마을에 협동조합을 조직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에서는 이 지역 특산품 띤 마(갈대 류)를 이용한 돗자리 및 수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2020년 3년간의 지원을 종료하고 새로운 3년을 준비 중이죠. 추가 2개 마을의 협동조합 조직 및 지원,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 전문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작은 보시행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 변화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더 애정이 간다.
작은 보시행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 변화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어린이들에게는 더 애정이 간다.

협동조합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3년간 지원한 3개 마을에서 그런 변화가 도드라집니다. 띤돗자리 중간상인의 횡포와 부채 때문에 생활이 어려웠던 많은 가정들이 현재 협동조합 지원을 통한 정당한 임금지불과 신제품개발 등을 통한 부가 수입으로 빚을 갚아가고 있지요.

각 마을 협동조합의 대표 분들은 입을 모아 더프라미스의 도움 덕분에 조합원들의 생활이 나아지고 마을도 살기 좋아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미얀마 생활에서 가장 기쁜 순간입니다. 선의의 작은 보시행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고 그 변화가 결코 작지 않음을 절실히 느낍니다.

5개 마을의 야간학교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각 학교 당 1명씩 배정해서 5명의 교사와 300여명의 학생들이 ‘방과후 야간학교’에서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진행되는 야간학교 지원은 특별히 애정이 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귀국을 앞두고 귀국 전 마지막으로 방문한 지원학교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운명적인 우연으로 만난 미얀마의 사람들과 아이들, 이들과 아쉽게 헤어진 만큼, 또 어디선가 누군가와 다시 만나게 되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한편으로는 조금은 마음의 정리가 되기도 합니다.

수없이 이어지는 만남과 헤어짐에도 여전히 저는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떠난 자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을 되새기면서, 미얀마에서의 1년을 통해 저는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돌아보면 더프라미스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많은 분들 덕분에 열심히 달릴 수 있었습니다. 벌써 2월로 접어든 올해 불자님들의 후원과 관심이 활동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마음으로 보내준 응원은 멀리에서도 가깝게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미얀마 협동조합과 야간학교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불교신문3558호/2020년2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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