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1월11일 총무원장 취임 후 처음으로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에서 군장병 3000여명을 대상으로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이 날 법회는 조계종 계단위원회에서 승인한 십선계(十善戒)를 바탕으로 한 첫 ‘십선계 수계법회’로 진행돼 애초부터 주목을 받았다.

십선계 수계법회는 처음 총무원장 원행스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금지조항격 ‘~하지 마라’식 오계가 한창 나이의 젊은 군장병에겐 불교를 어렵고 불편한 종교로 인식되기 쉽고, 수계의식 자체에 대한 반감까지 생길 우려가 있어 열가지 실천덕목으로 ‘~하자’는 능동성을 부여한 것이다. 특히 군생활 전반에 대한 생활지침으로도 십선계는 손색이 없다. 

행동으로 하는 세가지 선한 일, 입으로 하는 네가지 선한 일, 마음으로 하는 세가지 선한일이다. 오계를 상세하게 확장한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규칙과 규율이 엄중한 군생활 가운데 군장병들간의 말실수와 언어폭력은 더 큰 사건사고로 이어지기 일쑤다.

이에 ‘거짓없는 마음으로 진실한 말을 하겠다’, ‘화합하는 마음으로 칭찬하는 말을 하겠다’, ‘부드러운 마음으로 좋은 말을 하겠다’ 등의 계율은 장병들의 일상생활에서 유익한 생활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무원장 스님은 이 날 법문에서도 “십악(十惡)을 되돌려 십선법(十善法)을 잘 지키면, 평생 하고자 하는 일을 잘 해내면서 일평생 무장무애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했다. 총무원장 스님의 법문은 너무 먼 미래를 꿈꾸게 하거나, 당장 지키지 못할 계율을 지키라고 당부하는 법문이 아닌, 지금 이순간 군장병들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갈등요소와 치유책을 적절하게 제시하는 시간으로 이어졌고 이에 3000여 군장병들의 눈빛은 초롱초롱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40년 전 자신의 군생활 이야기도 꺼내 군장병들에게 훈훈함까지 선사했다. 원행스님은 “40년이 됐지만 지금도 교류하는 친구가 있다”며 “살아가면서 손해 보더라도 조금 참고 항상 베푸는 마음,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동기들을 대하면 군대에서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운명도 바꿀 수 있다. 군생활 잘 마치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열가지 선행을 베풀면 더 큰 세상으로 나가서 더욱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큰스님의 법문에 군장병들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 불자로서의 자긍심을 얻었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총무원장 스님의 모습에 육군훈련소 대법당에서는 유례없는 생일케이크가 깜짝 등장해서 원장 스님의 생신을 축하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십선계 수계법회가 군을 시작으로 각계각층에 선한 영향력으로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

[불교신문3551호/2020년1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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