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센터와 아동센터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이번에 수원마을 프로젝트에도 합류하게 됐습니다. 프로젝트명은 수원 중ㆍ고등학교 학생회 부흥 및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입니다. 수원시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프놈끄라옴 수원 중고등학교 도서관은 그동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좁은 공간뿐만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책도 부족해 학생들을 도서관으로 끌어들임에 효과적이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저희가 프로젝트에 투입됐을 때엔 옆 교실이 비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교실 중간에 새로운 문을 제작함으로써 공간적 효율성을 높이기로 하였습니다. 
 

재변신중인 캄보디아 프놈끄라옴-수원 중고등학교 도서관 및 학생회실의 모습. 도서관과 학생회실 사이에 새로운 문을 제작해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
재변신중인 캄보디아 프놈끄라옴-수원 중고등학교 도서관 및 학생회실의 모습. 도서관과 학생회실 사이에 새로운 문을 제작해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학생회실과 도서관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주어진 예산으로 벽을 부수고 책장을 만들고 책도 사고 자그마한 인테리어 소품을 준비했습니다. 이를 준비하며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과연 ‘이 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이 모든 수고에 대해 알고 있을까’, 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물론 제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지원해주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 캄보디아 주민들이 어느 순간 익숙해져서 그 소중함을 매 순간 인지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서로 주고받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가 개인주의적인 미국인들의 문화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니 물질적으로 되돌려 받는 것이 아니더라도 감사한 마음 하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하나를 기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질과 비 물질의 문제를 떠나 모든 세상만사가 ‘기브 앤 테이크’라는 점은 불변의 진리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새롭게 공간을 정비하며 한편으로는 중고등학교 내에 학생회 활성화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현재는 6개 동아리를 임의 제작하여 회원들을 모집 중에 있습니다. 이제 제가 캄보디아를 떠날 때까지 약 3개월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조급함이 생깁니다.

제가 중고등학생일 때에는 최소 하나의 동아리 활동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 같은데, 이 곳 학교는 아직 그러한 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한국 및 캄보디아 시엠립 지역 내에서 학생회가 잘 운영되고 있는 곳을 벤치마킹하여 저희 학교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정비할 예정입니다.

문제만을 보자면 수만 가지의 문제가 보이듯이, 희망을 보려하니 수 만 가지의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문제보다는 희망을 찾는 수원마을 교육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겠습니다. 

[불교신문3542호/2019년12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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