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정] 홍콩에 평화가 오길
[수미산정] 홍콩에 평화가 오길
  • 묘장스님 논설위원 · 더프라미스 상임이사
  • 승인 2019.11.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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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다치고 생명 위협받는 홍콩사태
1국2체제 모순 노정에다 경제문제
중국당국 홍콩 민주주의 위협 겹쳐

식민지배자 영국도 큰 책임 있어
독재통치하다 중국 이양전 민주화 ‘꼼수’

원인 무엇이든 생명존중이 가장 중요
묘장스님
묘장스님

연일 시위가 벌어지는 홍콩에서 불행한 소식이 들려온다. 한국도 비슷한 과정을 겪어서 그런지 홍콩 시민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불행을 향해 가고 있어 안타깝다.

영국의 오랜 식민지였던 홍콩은 중국과 영국의 1985년 홍콩반환 협정에 따라 1국 2체제가 됐다. 홍콩의 국방은 중국이, 치안은 홍콩에서 자치권을 갖는 방식의 독특한 체제가 시작된다. 하지만 홍콩을 이양 받은 중국은 이후 조금씩 선거제도를 개편하면서 중국화를 시도한다.

현재 홍콩행정을 대표하는 행정장관은 선거위원회라고 하는 투표인단 1200명에 의해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투표인단 중 800여명이 친중 성향이기 때문에 언제나 중국 지원을 받은 후보가 선출된다.

홍콩 지배권을 가진 중국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겠지만 자유 민주주의를 학습한 홍콩인 입장에서는 정치에 직접 참여할 권리가 사라진 것은 견디기 힘든 일 것이다. 체제를 통해 권리 제한을 받는데다 중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에 의해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이 높아지자 홍콩의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연일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하게 된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조금은 서툰 중국 공산당의 체제 운영방식에 기인한 바가 크다. 현재의 중국은 공산당이 만든 나라다. 모든 체제와 제도가 공산당 밑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인 홍콩도 공산주의 밑에 있어야 한다고 이해한다. 민주주의 운영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잘못된 정책이다.

영국도 책임이 크다. 영국은 홍콩을 지배할 때 민주주의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으로 이양이 결정되자, 이양 3년 전인 1994년부터 홍콩인들에게 민주주의를 허락한다. 그것도 가장 자유적인 민주주의를 홍콩에 이식했다. 짧지만 홍콩 시민들은 자유 민주주의의 정점을 경험했다. 

이는 영국이 일부러 의도한 바다. 영국이 식민지로 삼았던 모든 국가가 영국 철수 뒤 내부 분쟁으로 겪은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영국은 식민지를 운영할 때 언제나 그 나라의 주류에서 소외 받았던 소수민족이나 이민족, 종교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을 데려와 그들을 통해 지배했다.

그 후유증으로 영국이 철수 한 뒤 언제나 내전에 휩싸였다. 인도 순례 중 만났던 인도 스님이 ‘우리는 왜 독립하고 나서 영국인보다 같은 나라의 국민이었던 파키스탄을 더 증오하는가?’라며 크게 한탄하는 모습이 깊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분쟁은 언제나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우리나라에서 한창 학내 시위가 벌어질 당시 시위를 막으러 오던 전 의경들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시위 진압을 대기하는 그들의 눈빛은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시위 선두에 선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나이의 청년들이 서로 대치하며 공격할 기회를 노리는 현실은 비극이다. 

홍콩 사태가 일어난 역사적 배경이 무엇이든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이다. 부처님께서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오계 중에 첫 번째를 ‘생명을 죽이지 말라’ 하셨다. 이처럼 생명은 절대적으로 소중하다. 분노에 휩싸이면 죽음조차 하찮게 여겨지지만 분노는 곧 가라앉고 돌이킬 수 없는 후회만 남는다. 그 어떤 진리도 이상도 생명을 해칠 권한은 없다. 

홍콩인들이 더 불행해지지 않길 바란다. 중국인들이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 정치권의 깊은 인내심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부처님의 가피가 평화에 머물기를 염원하며 축원한다.

[불교신문3539호/2019년11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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