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는 ‘부처님 깨달음’ 상징하는 나무

Q   보리수라고 하는 나무가 왜 불교에서 유명한가? 그리고 불교와 인연이 깊은 다른 나무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마야부인 출산을 도운 무우수
싯다르타 출가 예고 잠부나무
부처님 임종 배경 사라쌍수도
불교와 인연 깊은 나무로 유명

 

A   보리수나무가 불교에서는 성스런 나무로 알려져 있고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 대부분 유명사찰엔 거대한 보리수가 있습니다. 부처님이 이 나무 아래에서 햇볕과 비바람을 피하며 깊은 선정에 들어 결국은 깨달음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부처가 되기 전 수행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시원하고 넓은 그늘 아래에서 때로는 소나기도 막아 주며 깊은 명상에 들 수 있도록 성불의 여건을 만들어 준 것이 보리수인 것입니다. 이 나무 아래에서 부처님은 마왕과 그 무리들도 물리치셨고, 대지의 신이 깨달음의 증인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불상 중에서 가장 흔한 선정삼매인과 항마촉지인의 현장이 바로 이 보리수 아래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나무는 부처님이 성도하신 인도의 부다가야 바로 그 자리에 지금도 웅대하게 서 있습니다.

다만, 지금의 보리수는 당시의 그 보리수가 아니라 손자 격인 보리수가 지키고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의 보리수 어린묘목을 고대 아쇼카라는 왕이 출가시킨 아들과 함께 스리랑카로 보냈는데 인도의 부다가야 보리수가 죽자 다시 그 곳 어린묘목을 가져와 심은 것입니다.

부처님일대기를 공부하다 보면 부처님은 보리수 외에 다른 몇몇 나무와도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첫째가 탄생 시 어머니 마야부인을 도와준 무우수(無憂樹) 나무입니다.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가는 길 룸비니 동산에서 마야부인은 산기를 느껴 의지할 것을 찾게 되었는데, 마침 곁에 있던 무우수가 가지를 내려주어 이를 의지해 산통도 없이 왕자를 출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무우수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이 어린왕자였을 때, 파종축제 행사에서 쟁기질을 하는 고달픈 농부와 힘겨운 소, 뒤집히는 흙 속에서 노출되어 발버둥 치는 벌레와 그것들을 먹이로 삼는 새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혼란스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린 그는 한적한 숲으로 가서 잠부나무 아래에 앉아 깊은 사색에 잠겼습니다. 그런데 잠부나무는 그의 선정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지 기우는 햇살에도 그림자를 옮기지 않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기적을 베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부나무도 어린왕자가 미래에 출가수행을 할 것을 예고한 아주 중요한 나무가 됩니다. 나무와 부처님과의 인연은 부처님 임종시에도 함께하게 되는데, 부처님은 다름 아닌 사라나무 두 그루 사이에서 생을 마감하십니다. 이처럼 부처님은 보리수는 물론 아주 다양한 나무들과 일생을 함께했습니다. 이러한 흥미로운 역사와 함께 불교를 알아 가면 불교가 한층 더 가까이 느껴질 것입니다. 

[불교신문3531호/2019년11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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