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부다페스트에 간 까닭은?
스님이 부다페스트에 간 까닭은?
  • 장영섭 기자
  • 승인 2019.10.11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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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헝가리 크로아티아...
12박13일 간의 여행기
기독교문화 속에서 본
‘세계일화’의 참된 의미

송강 스님의 발칸 동유럽 문화 탐방기

송강스님 지음 / 도반

도서출판 도반에서 <송강 스님의 발칸 동유럽 문화 탐방기>가 출간됐다. 어릴 때 읽은 문학작품 속에서 한 번쯤 그 풍경을 상상했던 곳, 누구든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꿈을 꾸었던 곳을 서울 개화사 주지 송강스님이 다녀왔다. 체코,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등의 유적지를 둘러봤다. 12박13일 간의 여행 이야기를 13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860여 페이지에 장엄하게 꾸몄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가능한 많은 것을 보려 했고, 보다 깊은 역사와 문화를 느끼면서 시공을 자유롭게 오가는 탐방을 하려 했습니다. 어린 시절 문학전집을 통해서는 다만 상상의 날개를 폈었지만, 실제로 그 땅을 밟으며 문화와 역사 속으로 드나드는 시간들은 아름답고 환희로웠습니다(저자 머리글 중에서).”

책을 펼치면 앞표지 안쪽에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그리스도를 중심으로 기독교의 여러 성인들이 장엄되어 있다. 스님은 “마치 절집의 탱화를 연상시킨다”며 독특함 소감을 드러낸다. 뒤표지 안쪽에도 성당 천장의 멋진 사진이 장엄되어 있는데, 마치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하는 듯하다고 감탄한다. 모든 종교에 공통적으로 내재된 영성(靈性)에 대한 성찰로 읽힌다.

본문으로 들어가서는 마치 화엄의 세계가 펼쳐지듯 하나하나의 풍경이 그들의 역사와 문화, 종교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송강스님은 “수행자의 맑은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들이 자기 본래의 빛을 드러낸다고 한다”며 “종교적 차이는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에 성스러움이 더욱 잘 드러난다”고 역설했다.
 

사진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겔레르트 언덕에서 송강스님이 찍은 시내 모습.
사진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있는 겔레르트 언덕에서 송강스님이 찍은 시내 모습.

스님이 기독교문화로 가득한 발칸반도와 동유럽을 여행지로 택한 이유는 오히려 자신의 불교를 더욱 밝히기 위함이다.

“경전 공부나, 참선 수행을 넘어서 지혜로운 삶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더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이것은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 몸과 마음에 힘을 빼고, 여러 원칙이나 이론들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스님과 함께 즐겨 볼 일이다. 일단 그것이 최우선이다.” 여행은 우리의 삶과 같다.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삶도 즐길 줄 안다.

불교유적이라고는 없는 한 점도 없는 발칸과 동유럽에서 그리고 빠르게 훑으며 지나가는 여행길에서, 한 점 한 점 보석처럼 건져올린 스님의 깊고 예리한 가르침들이다.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오직 자신의 문제였다는 성찰도 나타난다. 그러면서 더 이상 꿈속에서 헤매지 말고, 깨어 있는 여행을 해보자고 불자들에게 권한다.

“세상은 언제나 제 모습으로 있다. 내가 깨어나야 그것을 제대로 보는 것이다”는 깨달음이 묵직하다. “마음껏 즐기고 있는 수행자를 보라.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세계일화의 화엄의 세계는 무엇인지, 툭 터져서 시원한 경지는 무엇인지, 피부로 느끼며,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다. 불교는 본래 자유로운 것이고, 유연한 것이 아닌가.”

서울 강서구 개화산에 개화사를 창건한 송강스님은 왕성한 집필과 강의활동으로 포교하는 중진 스님이다. <금강반야바라밀경> 시리즈, <송강 스님의 백문백답>, <송강 스님의 인도 성지 순례>, <송강 스님의 미얀마 성지순례>, <경허선사 깨달음의 노래(悟道歌)>, <삼조 승찬 대사 신심명(信心銘)>, <말, 침묵 그리고 마음>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다. 2014년 <부처님의 생애>로 중앙승가대학교 단나학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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