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은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이다
자존심은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이다
  • 장영섭 기자
  • 승인 2019.09.06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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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풍요롭게 하는
자비심에 대한 고찰
8주 간의 자비심 함양
프로그램 자세히 설명

두려움 없는 마음

툽텐 진파 지음 / 임혜정 옮김 / 하루헌

<두려움 없는 마음>은 어린 수행자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방법을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관대한 마음을 갖는 동시에 목표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며, ‘기적의 8주 자비심 함양 프로그램’을 통해 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연구팀과 공동 개발했다. 초보 단계부터 고급 단계까지 체계가 잡혀 있으며 명상에 입문하는 사람부터 명상의 깊은 단계에 이르려는 사람까지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을 짓누르는 우울과 불안, 두려움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 균형 잡힌 삶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저자는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종교서적들이 그러한 것처럼, 단순히 도덕군자의 훈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우리는 누구나 패배할 수 있다.

패배를 좀처럼 용납하지 못하고 부들거린다고 해서 현실은 일절 변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 괴롭다. 결국 승리한 상대방을 인정하고 삶을 편안한 마음으로 관조하려는 자세가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법이다. 이렇게 살면 권력은 지키지 못하더라도 정신건강은 지킬 수 있다.

“행복은 고통과 슬픔을 피한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도 마음을 평정을 잃지 않고 지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데서 온다. 진실을 받아들이면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삶을 살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면 진실을 받아들이고 이해, 인내 자비를 기르는 것이 충분히 노력해 볼 만한 일이라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101쪽).”
 

사자가 포효를 하는 이유는 용감해서가 아니라 두려워서인지도 모른다. '두려움 없는 마음'은 진정한 용기는 자비심이라고 가르친다. 사진 픽사베이
사자가 포효를 하는 이유는 용감해서가 아니라 두려워서인지도 모른다. '두려움 없는 마음'은 진정한 용기는 자비심이라고 가르친다. 사진=픽사베이

신세가 초라해질수록 자존심에 집착하게 마련이다. 자신의 욕망을 번번이 빗나가는 현실을 손가락질하면서 그러한 현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쉽게 짜증을 낸다. 책에서는 자존심에 대한 신선한 저자의 해석이 돋보인다. 자존심은 베짱이나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이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자비심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로는 자존심이 있다. 자존심은 강한 자아를 나타내는 것 같지만 실은 두려움의 다른 형태일 뿐이다. 이런 착각은 자신이 이룬 성과와 성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성과와 성공이 없으면 자신이 가치 없다고 느끼는 것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진다. 자존심은 부끄러움, 죄책감, 패배감과 같은 감정에 뒤따라 일어난다. 나에게 도움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대신 방어막을 치고 꾹 참으면서 혼자 괴로워하는 것이다. 이런 감정들이 자기 자비심을 갖는데 방해 요인인 동시에 자기 자비심을 가지면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역설적이다(97쪽).”     

곧 자비심은 자신의 삶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도록 돕는 유용한 도구다. “상처를 안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통해 스스로를 보살피는 법을 배우고, 실망도 하고, 아프기도 하면서 다가오는 날들을 용기 있게 맞이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을 열어야 경험하는 모든 일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고 그래야만 삶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보다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마음을 열었을 때 얻을 수 있는 무한하고 무조건적이고 지속적인 안정감이다. 마음을 닫는 것으로 얻는 지극히 제한적인 안정감과는 분명히 다른 안정감이다(154쪽).” 결국 잘 살고 싶다면 전략적으로라도 자비로워야 한다.

마음도 훈련하면 바꿀 수 있다. 악기를 배우듯이 행복이나 자비도 기술로써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인간의 마음과 뇌는 훈련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툽텐 진파는 승려 출신으로 티베트 불교학의 중심지 간덴 사원의 살체 불교 대학에서 불교 교학 박사에 해당하는 ‘게시’ 학위를 받았으며 캠브리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달라이 라마의 영어 통역을 맡고 있다.

그는 <스탠포드 자비심 함양 프로그램(Compassion Cultivation Training, CCT)>을 추천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티베트 명상과 현대 심리학을 접목한 것으로 임상 과정에서 상당한 효과를 입증했다. 책에 실린 연습들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따라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마음을 짓누르는 감정에서 벗어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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