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가는 화엄경] <74> 입법계품(入法界品)㉗
[행복으로 가는 화엄경] <74> 입법계품(入法界品)㉗
  • 원욱스님 공주 동학사 화엄승가대학원 교수
  • 승인 2019.08.23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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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에서 가장 핫한 연예인 바수밀다”

화엄경 속 바수밀다 모습
미묘한 음성 빛나는 지혜
선재 “엄마 같고 하늘신 같은…”
원욱스님

험난국 보장엄성의 바수밀다는 십회향 중 다섯번째 무진공덕장회향(無盡功德藏廻向) 선지식이다. 그녀의 이름인 바수밀다는 모든 이들의 벗, 천상의 벗이란 뜻이다. 여성을 당연하게 천시하던 시절이나 여성의 직업이 다양하지 않던 때처럼 그녀를 더 이상을 거리의 여자로 불러서는 안 된다. 

<화엄경> 속의 그녀는 음성이 미묘하여 범천보다 뛰어났으며 아름다운 언어구사 능력과 외국어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빛나는 지혜로 글과 문장을 잘 알아 언론을 잘 다스렸고,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녀의 주변엔 항상 한량없는 팬들이 모여 있었는데 모두 그녀와 더불어 아름다운 선근과 복덕을 회향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목소리로 우아한 말을 하며 패션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팬층까지 확보하고 있다면 요즘말로 연예인이다.

그녀가 지닌 능력은 모두 학습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최고의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그 모든 것들을 함께 나누며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누가 보아도 유명 연예인이다. 사교계의 여왕이며, 가수이며, 아름다운 영화배우인 그녀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아 그녀의 노래를 듣는다. 어쩌다 그녀의 손이 한 번만 스치기만 해도 자지러질 듯이 열광하고 눈물을 흘리며 삶에 지친 자신을 위로한 것처럼 받아들인다. 

우리들의 바수밀다도 세속의 욕망에 물든 이들이 찾아와도 자신이 지닌 다함없는 공덕으로 이루어진 능력으로 언제나 행복을 전하는 회향을 하고 있었다. 선정(禪定)바라밀로 중생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선지식의 모습으로 그녀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처럼 그녀의 세계를 이해하기 어려워 그 나라 이름을 험난국이라 부른다.

그녀가 살고 있는 성이 보장엄(寶莊嚴)인 것은 믿기 어려운 그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가기만 하면 불안한 마음. 두려운 마음이 사라지고(二乘), 물들며 사랑하는 마음(凡夫), 물들면서도 물들지 않는(菩薩)상태가 저절로 된다. 대자대비심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큰 공덕을 얻었기 때문에 보장엄이라고 부르며, 바수밀다는 이렇게 살며 모든 이들의 친구가 되어 한없는 공덕장 회향을 하게 된 것이다. 

보장엄성에서 선재가 바수밀다를 찾으니 지혜 없는 이들은 걱정을, 지혜 있는 이들은 이 두 사람이 만나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해져 선재를 바수밀다와 만나게 해준다. “나는 중생을 보아도 중생이라는 분별심을 내지 않으니 지혜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다”라고 가르침을 주신 가장 청정한 비구니 사자빈신스님이 세속에서 가장 핫(hot)한 유명 연예인을 만나라고 한 것은 아마도 선재에게서 청소년기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이성교육을 통한 가르침을 준 것은 아닐까.
 

삽화=손정은

선재는 이미 중생을 바라보는 지혜의 안목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중생의 애욕은 당사자들에게만 충족되지만 보살의 사랑은 모든 이들에게 대자대비심으로 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선재는 바수밀다를 만난 순간 엄마와 같고 하늘 신 같은 모습에 가슴이 울컥했다.

“나는 모든 탐욕의 경계를 여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단다. 누구나 내게 오면 그의 욕망을 따라서 몸을 나툰다. 애욕 때문에 오는 이는 애착의 마음이 사라지는 삼매를 얻어 가며, 나를 보기만 해도 보살의 기쁨의 세계를 보고, 대화하기만 해도 보살의 음성삼매를 얻고, 내 옆에 앉기만 해도 탐욕이 사라져 해탈광명삼매를 얻는다.

또한 나를 요리조리 보기만 해도 탐욕이 사라지고. 내 손을 잡고, 내 눈을 바라만 봐도, 내가 안아주기만 해도, 나와 입맞춤을 하기만 해도, 다 욕망이 사라지고 모든 중생의 복덕이 늘어나는 삼매에 든다. 나를 가까이 하기만 해도 이같이 모든 탐욕이 사라지고 보살의 온갖 지혜가 앞에 나타나는 걸림없는 삼매에 든다. 이것은 모든 신심있는 이가 선정을 닦아 그 마음이 법희선열에 깃들게 함이란다.

지난 세상에 계셨던 고행(高行)부처님께서 중생을 불쌍히 여기고 서울로 들어오실 때 성문의 턱을 밟으니 그 성의 모든 것이 진동하자 갑자기 하늘에서 온갖 보배 비가 내렸다. 그 당시 나는 장자의 부인이었는데 이름이 선혜였다. 남편과 함께 그 부처님 앞에 나아가 보배 돈 한 푼 공양하였더니 문수사리동자가 부처님 시자가 되었다가 나에게 법을 말하여 보리심을 내었고, 드디어 나는 ‘탐욕의 경계를 여읜 해탈’을 얻었다.

이제 너도 나보다 선도성의 비실지라에 가 보거라. 거기서 큰 가르침을 얻게 되리라. 그는 항상 부처님 탑에 공양하고 있으니 찾기 쉬울 것이다.”

[불교신문3513호/2019년8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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