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공덕을 예찬하는 모든 공덕
깨끗하여 더러움 없는 깊은 마음 
회향 발원하여 가없는 복을 얻어
반드시 60겁 동안 나쁜 세계 뛰어넘기를.

- <금광명최승왕경> 중에서
 


불교에서는 기도라는 말 대신 발원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기도라는 말이 불교에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팔만대장경 경전에서는 겨우 서너 번 잠깐 등장하는 단어다. 기도라는 말이 있긴 있어도 천신과 양에게 도움을 바라는 샤머니즘적인 단어요, 불보살님이 중생을 버리지 마시기를 바라는 짧은 바람이다. 그런데 불자들마다 사찰에 가면서 ‘예불하러 간다’는 말이나 ‘발원하러 절에 간다’라는 말보다 ‘기도하러 간다’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하고 그런 신행생활을 당연시 여긴다.

기도는 절대 신에게 소원을 비는 행위거니와 발원은 그런 행위와 사뭇 다르게 중생의 소원을 이뤄주고 구제하려는 마음이다. 따라서 불교에서의 발원은 스스로 보살의 삶을 살기를 서원하는 삶임을 알 수 있다. 그게 육바라밀이고 사홍서원이며 수행이다. 스님들도 ‘백일기도’나 ‘천일기도’라는 말보다는 ‘백일발원’, ‘천일발원’이란 말을 사찰에서 사용한다면 중생심 가득한 사람도 백일 중 열흘쯤은 보살의 삶을 실천할 수 있지 않겠는가. 

[불교신문3512호/2019년8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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