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심리학과는 다른
불교심리학 정체성 확립
불교상담 및 심리치료
관련학문 집대성 ‘의미’

불교심리학 연구

윤희조 지음 씨아이알

불교는 마음을 다루는 종교이자 학문이다. 그만큼 심리학과 친해지기 쉽다. <불교심리학 연구>의 저자인 윤희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상담 전공 교수의 생각도 그렇다. 그러나 “서구심리학과 서구상담에는 그럴듯한 이론체계가 있는데, 불교심리학과 상담에는 그런 이론체계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책을 펴냈다.   

불교상담 영역에는 불교상담이란 용어보다 불교심리치료 또는 상담프로그램이란 용어가 더 많이 통용된다는 점도 또 하나의 의문이었다. 이후 서구심리학에는 없는 ‘명상’이란 개념이 있기 때문이란 걸 깨달았다. 심리치료와 상담이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되지 않고 심리치료가 상담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불교에 맞는 상담에 대한 정의와 이론을 바탕으로 할 때, 불교상담의 독자성과 우수성이 비약적으로 커지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저자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서구의 심리치료와 구분되는 불교심리치료와 불교상담의 가능성을 추구했다. 이 책은 그 연구의 이론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불교심리학 연구'는 아직은 생소한 불교심리학의 이론을 총망라했다. 사진 픽사베이
'불교심리학 연구'는 아직은 생소한 불교심리학의 이론을 총망라했다. 사진 픽사베이

책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불교심리학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불교상담을 다루고 있으며, 3부에서는 서구심리학과의 비교를 다루고 있다. 앞서 밝혔듯 불교심리학은 마음에 대한 불교적 진단이자 해법이다. ‘불교에서 마음을 주제로 하는 학문’으로 정의가 가능하다. 불교심리학에서 마음은 ‘의(意)’라는 감각기관을 통해서 세계를 인지하고 해석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 기능을 중심으로 나머지 기능이 집적되어 있는 기능 복합체라고 규정할 수 있다. 

1부에서 정리된 불교심리학은 불교마음학, 불교심소학, 불교심리치료로 나눠지는데, 각각 마음 그 자체, 마음의 기능, 마음의 변화를 탐구한다. 이어 초기불교의 주요 학파인 아비달마의 정서심리학, 마음의 본질적 특성이자 장애인 번뇌의 심리학, 선불교의 사상적 기반에서 바라본 자성(自性)의 심리학과 깨달음의 핵심인 무아(無我)의 심리상태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2부는 불교상담학에 관한 내용이다. 불교상담의 학문적 정체성을 세우고 이론을 정리했다. 불교 교리를 근간으로 한 ‘사성제’ 모델과 ‘불이’ 모델 등 불교상담방법론의 과정과 기법을 소개했다. 부서진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불교상담의 언어는 어떠해야 하는지도 실었다. 3부는 불교심리학과 서구심리학의 비교이며 서구심리학의 거두인 지크문트 프로이트(1856~1939)의 정신분석학을 배울 수 있다.  

불교는 마음의 본질을 연구하기 이전에 실제로 깨치자는 종교다. 다만 마음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규명하고 입증하는 일도 불교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불교심리학 연구>는 아직 진전이 더딘 학문영역과 관련한 유의미한 개가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윤희조 교수는 “각 장은 각각의 영역에서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임한다. 하나의 주제가 정해지면 몇 달씩 길게는 해를 넘기면서 체계를 정립하고자 노력했고 동학(同學)들과 주제를 공유하고 토론하며 살을 붙였다.

윤희조 씨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불교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불교상담학 전공 주임교수이며 불교와심리연구원장, 불교상담개발원 이사, 한국불교상담학회 부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저서 <불교의 언어관>을 비롯해 <불교상담학개론>, <불교심리학 사전>, <붓다와 프로이트>, <심리치료와 행복추구-상담과 철학의 만남> 등 다수의 역서가 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