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어록 역주   

마조도일 지음 강승욱 옮김 운주사

‘평소의 이 마음이 바로 도(平常心是道)’라는 법문으로 유명한 중국 당나라 마조도일 선사(馬祖道一, 709~788)의 어록을 우리말로 옮긴 책이 나왔다.

<마조어록 역주>는 운주사가 펴내고 있는 선어록총서 제2권으로 중국 선종의 중흥조이자 조사선의 발전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마조도일 선사의 어록을 모아 엮었다.

원문의 문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철저하고 꼼꼼한 번역이 장점이다. 원문의 분량에 버금갈 정도의 방대하고 상세한 주석을 달아 선(禪)을 공부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마조어록>의 원제목은 <마조도일선사광록(馬祖道一禪師廣錄)>. 마조(馬祖)ㆍ백장(百丈)ㆍ황벽(黃檗)ㆍ임제(臨濟) 등 4인 선사의 어록을 모은 <사가어록(四家語錄)> 가운데 첫째 권에 해당한다. 새로 발간된 <마조어록 역주>는 사가어록을 저본으로 했다.

사가어록에 미처 소개되지 않은 스님의 행장과 설법은 <경덕전등록>, <조당집>, <선문염송집> 등 또 다른 선서(禪書)에서 발췌해 ‘보유(補遺)’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곧 마조도일 선사와 관계된 거의 모든 기록을 총망라했다. 

첫 번째 장인 ‘행록(行錄)’은 마조도일의 행적을 기록한 것이다. 출생과 출가에서부터, 스승인 남악회양과의 만남, 육조혜능이 언급한 반야다라의 예언, 회양의 인가(認可)와 개당(開堂)설법 그리고 입멸(入滅)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장인 ‘시중(示衆)’에서는 마조가 대중에게 설법한 내용을 소개한다. 세 번째 장은 ‘감변(勘辨)’인데, ‘감변’이란 점검해 분별한다는 뜻으로 쉽게 말해 선문답이다. 수행하는 자의 깊이를 헤아리고 그의 깨달음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가리기 위한 문답이다.

책의 특징은 서술할 뿐 비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대한 주석이 훌륭한데, 단지 세세하게 열거하고 있을 뿐 어록에 대한 역자의 해석은 일부러 넣지 않았다. 오직 스스로 깨쳐야 한다는 의도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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